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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은 25일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열린 화상 인터뷰에서 PGA 콘페리투어 3번째 대회 만에 우승한 것에 대해 “콘페리투어는 PGA 투어보다 대회도 많지 않고 시즌도 짧은 편이다. 이번 우승은 앞으로의 시즌에 부담을 덜어주는 우승이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PGA 투어 페덱스 랭킹 164위로 6시즌 만에 처음으로 투어 카드를 잃은 안병훈은 지난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우드랜치의 레이크우드 내셔널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PGA 콘페리투어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에서 1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안병훈은 “3승을 하면 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3승을 해서 최대한 빨리 PGA 투어 카드를 얻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아니면 콘페리투어 랭킹 25위 안에 들어서 PGA 투어 카드를 얻는 것 이 목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져 처음으로 투어 카드를 잃은 안병훈은 “스윙 교정에 이어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렸다. 나쁘지 않게 잘되던 골프가 더 열심히 하는데 안되는 것 같고,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까 그래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멘탈적으로 많이 힘들고 예민해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스윙을 바꾼다고 해서 카드를 잃을 정도로 실력이 안좋지는 않았는데 심리적인 상태가 안좋지 않았나 싶다. 샷 코치인 숀 폴리가 스윙 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준다. 골프에 대한 이해도 많이 시켜주고 마음가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골프 인생 중 가장 수렁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안병훈은 “막상 PGA 투어 카드를 잃으니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갈 때라고 생각해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열심히 하게 됐다. 와이프, 코치도 ‘충분한 실력이 있으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많은 믿음을 줬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있었고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이’ 힘든 시간을 계기로 좀 더 단단한 골프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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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은 “특히 아버지는 내가 유러피언 챌린지투어(2부)에서 3년 뛸 동안 캐디를 해주시기도 했다. ‘2부투어는 언제든 갈 수도 있다. 준비만 잘해서 내년에 다시 올라가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오히려 나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주변에서는 크게 걱정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웃어보였다.
절치부심한 안병훈은 골프장이 쉬는 날만 아니면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연습했다고 전했다. 오전 9시에 연습하러 나가기 전에 매일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안병훈은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욕심도 있었다. 오프 시즌이 힘들었다는 기억은 없고 결과가 잘나오니 고생했던 것이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쉬는 날에는 와이프(최희재 씨), 아들(선우 군)과 놀러 나가기도 하는 등 골프만 하지 않고 여러가지로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가족이 큰 버팀목이 됐다”고 밝혔다.
폴리 코치와 함께 2020년 11월에 처음 스윙 교정을 시작했고 이번 우승으로 스윙 교정에 빛을 본 안병훈은 “이제야 스윙이 편해진 느낌이 있다. PGA 투어 카드를 잃고 오프 시즌이 길었는데 그 기간 동안 골고루 준비를 잘한 것도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특히 와이프와 결혼하고 나서 한 첫 우승이어서 와이프가 내가 우승한 모습을 처음 봤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고 감격스러웠다. ‘힘든 시기가 지나고 빛을 보는구나’, ‘연습한 것도 열매를 맺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많은 감정이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홀에서 우승했으면 눈물이 났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스코어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우승이 확정돼 울컥하는 것에서 끝났다”며 웃었다.
다만 “2부투어이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뛰어난 선수들이 훨씬 많다. 또한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고 다들 거리도 많이 나간다. 콘페리투어에도 좋은 선수가 정말 많다”며 그런 투어에서 우승해 의미가 있음을 전했다.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출전권 획득의 기준이 되는 더25 랭킹 5위로 올라선 안병훈은 PGA 투어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랭킹 25위 안에 들어야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이 주어진다.
안병훈은 “지난해 겨울에 준비했던 것처럼 매년 준비하면 충분히 찬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인드컨트롤까지 잘해서 PGA 투어에 다시 올라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