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IPO 기업 몸값 깎더라도 완주…4분기는 할까 말까 '눈치 싸움'

올해 4분기 IPO 기업 50개 안팎
예년 수준 넘지만 증시 침체에 분위기는 침울
더블유씨피 흥행 실패효과 4분기까지 여파
기관 보수적 접근에 '소부장'·실적주 쏠림심화
  • 등록 2022-10-07 오전 5:01:00

    수정 2022-10-07 오전 5:01: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증시 침체로 연초부터 냉기가 돌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4분기 성수기를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IPO 기업 수가 대폭 늘어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소위 잘 나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실적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는 실적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나머지 대다수 기업들은 원하는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만큼 상장 시기를 놓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씨피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진교 코스닥협회 전무,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 박성원 KB증권 부사장, 김상태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순[한국거래소 제공]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기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기업은 34개로 파악된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41개,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은 48개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 IPO 기업수는 50여개 안팎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는 과거(1999~2021) 4분기 평균 39개를 크게 훌쩍 넘어선 규모다.

IPO 예정 기업수는 늘었지만 분위기는 침울하다. 상반기 조 단위 대어들이 잇따라 상장을 포기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쏘카(403550)더블유씨피(393890)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줄줄이 흥행에 참패하며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4분기 역시 대어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단위 대어 가운데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시가총액 3조~4조원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유일하다. 4000억~5000억원대는 제이오와 윤성에프앤씨 등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특히 더블유씨피 상장의 나비효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 달 30일 상장한 더블유씨피는 이날 기준 주가가 4만7800원으로 공모가(6만원) 대비 20%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은 상장 당일 시초가에 매도하고, 이 자금으로 다음 투자에 나서는데 더블유씨피의 경우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30% 하락해 상당수 기관들이 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에 배정된 주식 금액은 3200억원 수준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매도해 다음 투자처로 자금을 이동하는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4분기 IPO 기업에 더욱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기업들의 IPO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소부장과 실적주 중심의 쏠림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공모 규모가 100억~200억대, 시총은 1000억~1500억원 사이에 확실한 성장성이 담보되거나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는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상장에 나서더라도 시장의 외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소형 IPO 기업들이 원하는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더라도 상장을 포기하기보다 완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내외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감소에 따라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상장 예심 후 6개월이 지나면 IPO를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는 만큼 가급적 연내 상장하려는 기류가 강하다”면서 “다만 증시 저점은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 11월까지 상장 시기를 살피는 눈치게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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