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도 뜨거운 '영웅'…천만 가슴 울릴까

안중근의 뜨거웠던 마지막 1년
명불허전 정성화, 숨은보석 김고은·나문희
윤제균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
영화·뮤지컬·책까지…안중근 열풍
  • 등록 2022-12-19 오전 8:58:00

    수정 2022-12-19 오전 8:58:00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국내 대표 흥행감독 중 한명인 윤제균 감독이 첫 시도한 뮤지컬 영화로 관객의 심판대에 선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윤제균 감독의 새 영화 ‘영웅’은 1909년 10월26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서른한 살이라는 짧고 불꽃 같은 생을 산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작품. 영화는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의 마지막 1년을 그린다. 영화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돼 2009년 초연부터 7번째 시즌까지 마친 동명의 스테디셀러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뮤지컬 감동 그대로…웅장해지는 ‘그날을 기약하며’ ‘장부가’

아들이자 남편,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안중근(정성화 분)은 평범한 삶을 뒤로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의병 운동에 몸 바친다. 한편 일본의 만행을 목도한 궁녀 설희(김고은 분)는 조국의 원수를 갚고자 일본으로 건너간다. 안중근은 설희의 첩보 활약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 계획을 입수하고, 하얼빈으로 향한다. 마침내 거사 당일,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끌려가며 “코레아 우라(대한제국 만세)”를 외친다.

‘영웅’은 정성화의 명불허전 안중근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도입부에 안중근이 설원에서 왼손 네 번째 손가락 한 마디를 잘라내고 동지들과 이토 히로부미 처단을 맹세하며 부르는 ‘단지동맹’은 비장한 목소리로 한순간에 몰입되게 한다. 마지막에 안중근이 사형대에 올라서서 죽음의 두려움을 견뎌내며 부르는 ‘장부가’는 영웅 안중근에 가린 인간 안중근을 부각시키며 처절한 외침과 함께 깊은 잔상을 남긴다.

영화는 초중반까지 안중근과 동지들의 의병운동, 설희의 첩보활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투박한 장면 전환으로 감정의 흐름을 매끄럽게 잇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거사가 임박한 순간부터 안중근이 최후를 맞는 순간을 담은 중반부 이후는 ‘영웅’ ‘그날을 기약하며’ ‘누가 죄인인가’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등 뮤지컬의 유명 넘버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배우들의 호연으로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초중반의 아쉬움을 상쇄시킨다.

특히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한 나문희와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은 영화의 숨은 보석이다. 나문희의 관록이 묻어난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는 감정을 누르고 담백하게 부르는데 눈물샘을 자극한다. 원작보다 개연성을 강화한 설희 역의 김고은은 뮤지컬과 차별화시키며 발군의 노래 실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해운대’ ‘국제시장’ 쌍천만 감독의 뮤지컬 영화 도전

‘영웅’은 윤제균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영화다. 2009년 부산 해운대을 덮친 초대형 쓰나미의 위험을 그린 ‘해운대’으로 1132만의 관객을, 2014년 격변의 시기를 견디며 가족을 위해 헌신한 가장의 이야기를 그린 ‘국제시장’으로 1426만의 관객을 동원한 쌍천만 흥행감독이 도전한 첫 뮤지컬 영화다.

그의 뮤지컬 영화 도전은, 2012년 ‘댄싱퀸’의 제작자와 배우로 인연을 맺은 정성화의 초대로 뮤지컬 ‘영웅’을 관람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많은 넘버 중에서도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대목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는 윤제균 감독은 “‘국제시장’이 아버지를 위한 영화라면, ‘영웅’은 어머니를 위한 영화”라며 “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안중근 의사의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고 얘기했다.

윤제균 감독은 뮤지컬의 감동을 그대로 스크린에 가져오기 위해 전체 노래의 70%를 라이브 녹음으로 완성했다. 라이브 녹음 장비로 쓰였던 마이크와 인이어를 지우느라 무려 1000컷의 CG를 썼는데, 재난영화 ‘해운대’와 시대극인 ‘국제시장’보다 더 많은 CG를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왜 안중근인가…관련 문화 콘텐츠 봇

문화계는 때아닌 안중근 열풍이다. 관련 문화 콘텐츠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21일에는 영화 개봉뿐 아니라 뮤지컬 ‘영웅’의 서울 공연이 개막한다. 안중근 의사가 무대와 스크린에서 동시에 관객과 만나게 된 셈이다. 지난 8월에는 청년 안중근의 삶을 그린 김훈 작가의 ‘하얼빈’이 출간됐고, 영화계에서는 또 다른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들의 이야기가 준비 중이다.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이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는 ‘하얼빈’이 제작된다.

‘왜 안중근인가’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난세의 영웅을 바라는 것과 같은 심리라고 답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경기침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등 외우내환의 상황이 안중근 의사를 소환해냈다는 것.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안중근 의사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 난세를 헤쳐 나간 대표적인 민족의 영웅”이라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금의 불안한 현실이 실존했던 역사 속의 영웅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과 함께 안중근 캠페인을 준비중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K콘텐츠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영웅’ 같은 콘텐츠가 우리의 역사를 전파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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