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특히 코스피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와 2위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업황 회복에서 최대 수혜주로 부각하며 당분간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투자자들도 금리가 낮아지는 예금 대신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금리인하 폭이 시장의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는데다, ‘금리인하 이후 경기침체’라는 공식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다.
美 금리인하 기대감에 …증시로 몰리는 돈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코스피는 2236.40으로 출발해 2655.28로 거래를 마쳤다. 한 해 동안 418.88포인트(18.73%) 상승했다. 2022년 코스피가 24.89% 하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스닥 역시 2023년 679.29에서 866.57로 뛰어오르며 1년간 187.28포인트(27.57%) 상승했다. 코스닥은 2022년 34.30% 하락하며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 역시 유동성 효과에 대한 기대감 속에 12월 한 달 동안에만 4.73% 상승했다. 올해 내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며 2차전지, 초전도체, 정치테마주 위주로 급등락이 이어졌지만 12월에는 삼성전자(005930)(7.83%)와 SK하이닉스(000660)(5.68%) 등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형주 위주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 덕분에 12월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9조2874억원으로 11월(8조2207억원)보다 12.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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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어 있던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 역시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6926만2933개로 지난해 말(6373만개)보다 553만개 늘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 있으면서 최근 6개월 동안 한 번 이상 거래에 쓰인 적이 있는 계좌다. 단순히 개설만 하고 거래가 없는 계좌는 제외되기 때문에 실제 투자인구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리 하락 국면을 기회로 고위험을 즐기는 일부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어나며 지난 25일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ETF 등은 시장 움직임에 따라 가격·투자손익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이라며 주의를 촉구하고 나섰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와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은 미 장기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 이후 투자 위축?…“변동성 고려해야”
또한 5대 은행의 고금리 정기예금(12개월)은 자취를 감췄지만 지방은행에서는 여전히 4%대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언제든 위험자산에서 다시 안전자산으로 돈이 순환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편에서는 금리인하가 꼭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기업 이익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금리인하 이후 증시나 펀드 등의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총수요 감소 우려가 반영되며 변동성이 확대하겠으나나 시중금리 하향 안정이 기업 이익 증가와 맞물리며 연말 들어 지수는 재차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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