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AI 선생님' 조우성 변호사 "일자리 위협? 새 먹거리 있다"

■AI 변호사 시대
조우성 법률사무소 머스트노우 변호사 인터뷰
"AI는 진단형 서비스의 강력한 무기 될 것"
"기업 리스크 사전 진단…투자 대비 효과↑"
"신입변호사 위협 불가피…시장 개척 앞장"
  • 등록 2024-06-24 오전 5:50:00

    수정 2024-06-24 오전 5:50:0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전통적인 법률시장은 ‘사후약방문’식의 분쟁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 경영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 요인을 AI(인공지능) 기술로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예방책을 처방해주는 ‘진단형’ 법률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다.”

조우성 법률사무소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는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법률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리스크 진단과 예방 중심의 컨설팅 시장’을 제시했다. 의료계에서 질병을 예방하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된 것처럼 향후 법조계에서도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예방 처방을 제공하는 서비스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우성 법률사무소 머스트노우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조 변호사는 “다양한 기업들을 자문하며 체감한 바로는 많은 분쟁의 상당수는 예측 가능한 취약점에서 비롯된다”며 “예를 들어 계약 체결 과정에서 명확한 권리·의무 관계를 규정하지 않거나 직원의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사전 통제를 소홀히 하다 큰 소송으로 번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통해 계약서의 불명확한 조항, 특허권·상표권 침해 소지, 불공정 거래행위 등 기업 경영 전반의 법적 위험 요소를 샅샅이 체크해 개선점을 제시하는 ‘경영 리스크 종합 진단’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시장의 사전 검진과 같은 컨설팅을 진행하기에는 AI가 강력한 무기가 된다”며 “회사마다 약점과 리스크 요인이 있는 법률 분야를 30~40개 부문으로 세분화한 뒤 각 영역별 AI 분석툴을 개발해 기업들이 사전에 체크하고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전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로케터(로이어·변호사 + 마케터)’로 명명했다.

기업 입장에선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건강검진 받듯 주기적으로 진단을 받으면 막대한 소송비용과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어 투자 대비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조 변호사의 전망이다. 그는 “변호사들은 불난 집에 소방관처럼 뛰어가는 게 아니라 불이 나지 않도록 설계하는 건축가가 돼야한다”며 “AI를 활용해 로펌의 수익모델을 혁신하고 법조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조 변호사는 로케터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 배경의 한 켠에 일종의 책임감이 있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4월부터 변호사를 비롯해 기업 법무팀, 대표이사, 일반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AI 활용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강의 듣고 나면 하나같이 ‘AI를 쓰면 신입은 안 뽑아도 되겠다’는 얘기를 농담처럼 하더라”며 “선배 변호사로서 ‘변호사들의 제살 깎아먹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라는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고 초년생 변호사 일자리 위협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 변호사로부터 로케터 솔루션을 전수받은 변호사들이 리스크 사전 진단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로케터 역할을 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조 변호사는 일본 법률시장 진출도 구상중이다. 법의 역사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지만 AI나 IT 활용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선도하고 있다. 그는 “축적된 AI 활용 강의 노하우를 가지고 올해 안에 일본 법조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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