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준, '一球二無' 가르침을 직접 몸에 새긴 이유

  • 등록 2010-08-24 오전 11:39:13

    수정 2010-08-24 오후 2:10:20

▲ SK 고효준. 사진=SK 와이번스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SK 마운드의 '마당쇠' 고효준(27)의 오른팔에는 화려한 용그림과 함께 '一球二無(일구이무)'라는 한자성어가 문신으로 새겨져있다. '공 1개에 승부가 갈린다. 2번째 공은 없다'는 뜻으로 공 하나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팬들이 잘 아는 대로 이는 김성근 감독이 즐겨쓰는 표현이다. 고효준이 김성근 감독이 어떤 의미를 갖는 존재이며 얼마나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김성근 감독의 가르침을 머리 뿐만 아니라 몸에도 직접 새겨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고효준은 오랜 무명시절을 지나 지난 해부터 SK 마운드의 중심선수로 우뚝 섰다. 지난 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9경기(19선발)에서 126⅔이닝을 던져 11승10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에도 벌써 42경기(8선발)에 나와 8승5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약간 높은 것이 '옥에 티'지만 시도때도 없이 등판해야 하는 그의 역할은 SK 마운드에서 절대적이다.

고효준은 2~3일 간격으로 마운드에 올라 최소 2이닝 이상 책임진다. 선발등판은 8경기 뿐이지만 사실상 선발이나 다름없는 이닝을 소화한다. 오히려 등판 간격을 일정하게 가져갈 수 있는 선발투수와 달리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모르기 때문에 부담은 훨씬 크다.

심지어 최근들어 SK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서 1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고 대기하는 일도 비일비재다. 지난 두 차례 등판 역시 선발이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바람에 4회부터 마운드에 서야 했다. 특히 요즘 같이 찌는 듯한 더위속에서는 더욱 고역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놓고 보면 김성근 감독도 고효준이라는 확실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를 과감하게 교체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 현재 김성근 감독의 투수운용에 있어 고효준은 절대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카드다.

고효준은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이다. 계속 불펜에서 몸을 풀면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경기에 나가면 투구수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라며 쑥스러운듯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담을 갖기 보다는 즐겁게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라며 "심적으로 쫓기더라도 여유있게 한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가장 힘든 역할을 맡고 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묵묵히 맡은 책임을 다하고 있는 고효준. 불안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음에도 쉽게 무너질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데는 고효준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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