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기부 김장훈 "잘 죽는게 소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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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12-09 오전 11:48:46

    수정 2011-12-09 오전 11:48:46

▲ 김장훈(사진제공=하늘소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22년 차 가수 김장훈. 그의 이름 앞에는 늘 `기부천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여태껏 공식적으로 집계된 기부 금액만 110억원이 훌쩍 넘었다.

세상을 향한 그의 이러한 뜨거움은 대체 어디에서 솟구쳐 나오는 것일까. 더불어 도대체 얼마나 많이 벌면 그 큰돈을 기부할 수 있는 것일까. 한 범인(凡人)으로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를 만나 진짜 이유를 물었다.

김장훈은 "기부하는 이유를 열거하자면 1000가지도 넘는다. 그간 `청소년 사역을 하시는 어머니 영향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을 만큼 어린 나이에 세상의 어두운 면을 알게 됐다` 등의 과거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사실 공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의외였다. 진부한 질문만큼이나 상투적인 답변이 돌아올 것이란 안일한 예상이 빗나갔다. 그는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세속적이었지만 많은 기자들이 날 포장해주고 싶었던지 말을 해도 굳이 그런 부분은 기사화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오히려 `툭 까놓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싶다던 그는 "공연을 하기 시작하면서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열광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내가 이 정도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공연 무대에 서지 않았다면 난 시정잡배로 살았을 놈이다. 그런데 공연장에 온 사람들의 눈빛을 보면서 겁이 났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의 팬층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데, 그 사람들이 시장에 가면 50원이라도 물건값을 흥정할 아주머니나 최소 임금을 받을지도 모를 20대 청년들 혹은 푼돈을 모으거나 부모를 졸라 10만원에 가까운 표 값을 낸 어린 친구들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내가 그 앞에서 왕이라는 자만은 못 한다. 진짜 고마워서,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내가 손해를 봐도 좋을 만큼 공연 규모나 화려한 특수 장치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속되게 `돈 앞에 쪽 팔리지 말자`는 신념을 가진 그는 이순신 장군이 남긴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이라는 말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잘 죽는 게 소원이다. 어차피 사는 건 과정인데 죽는 순간 후회되면 어쩔 거냐. 돈도 버리니 신기하게 계속 그만큼 들어온다. 일종의 선순환"이라며 호방하게 웃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성격이 굉장히 양극화돼 있어 조금은 괴롭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연 연출도 직접 하는 그는 굉장히 이성적이어야 했다가 무대 위에 서는 순간에는 극단적인 감성에 빠지다 보니 생긴 직업병이다. 어찌 보면 그를 늘 괴롭히는 공황장애도 이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영혼과 아우라가 빠져나간 사람의 노래는 기술적으로 아무리 잘 불러도 울림이 없다"는 가수로서의 주관을 가진 그는 "공황장애는 하늘이 내린 형벌, 어쩌면 내가 스스로 빠진 정신병일 지도 모른다"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았다.

그의 궁극은 절망의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하는 것인데 아무리 기부를 많이 하고 비우고 살아도 그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는 않다 보니 생긴 가수로서의 고민이다.

그는 "과연 내가 어떻게 노래를 해야 할까가 한동안 화두였다. 차라리 정신병에 걸린 게 반가웠다. 여기에서 벗어나 무대 위에 오래 서고 싶다는 절박함이 지금의 나를 살게 하고 있다"고 감사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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