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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나(서울시)는 못하겠으니 국토교통부가 하고 싶으면 하라는 거 아니냐”
9호선 4단계 추가연장(고덕강일1지구~강일역) 사업이 서울시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요구해 온 하남시 주민들은 여전히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 사업 진전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데다 추진되더라도 매우 오랜 기간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 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9호선 4단계 추가연장 노선은 2021년 ‘강일~미사구간’과 함께 광역철도로 지정할 것을 전제로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해 네트워크의 연결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4단계 추가연장 노선만으로는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도 하남시 일대에 추진 중인 ‘강일~미사구간’과 묶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 전제다.
서울시의 전날 발표를 간단히 요약하면, 해당 구간의 사업성이 불투명해 시 관할 도시철도로는 추진할 수 없으니 하남의 ‘강일~미사구간’과 9호선 4단계 추가연장 구간을 함께 묶어 국토교통부의 광역철도 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국토부의 광역철도 계획에 따라 9호선 4단계 추가연장 사업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 18일 지하철9호선연장추진위원회 회원 200여명은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지하철 9호선 4단계 추가연장 노선 연장 계획을 포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발표가 ‘조건부’를 달고 나오자 추진 의지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많다. 하남시 미사2동에 사는 이모씨는 “이번 결정에 부담을 느낀 서울시가 국토부로 공을 넘긴 것”이라며 “우선 ‘조건부’를 달고 추진하는 것처럼 했는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 달랜 뒤 ‘희망고문’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교통정책 관계자는 “시가 4단계 추가연장 노선의 사업성을 조사한 결과 비용편익(BC)값이 0.74로 낮게 나왔는데 ‘강일 미사구간’까지 합하면 0.81 정도로 경제성이 훨씬 낫고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경제성만 따지면 사업계획에 포함하기 힘든데 정부 광역철도 계획에 따라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