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不死"라는 런정페이…허세일까 진짜일까?

'은둔의 경영자' 런정페이 회장 잇달아 외신 인터뷰
부품 재고로 시간 확보…채용공고 내 자체 개발 주력
'내수 시장' 자신…중국 5G시장 규모만 3년내 330억원 성장
"미국 규제 길어질수록 몰락은 필연적" 목소리도
  • 등록 2019-05-31 오전 1:19:13

    수정 2019-05-31 오전 11:26:09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AFPBB]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화웨이가) 죽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전화를 건다고 해도 받지 않을 거다”

자신감일까, 허세일까.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서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최전방에서 있다. 하지만 화웨이를 이끄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연일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29일 미국 뉴미디어 쿼츠는 화웨이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와 68개 자회사를 제재 리스트에 올린 이후,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구글의 유튜브나 지메일 서비스를 쓸 수 없게 됐다. 인텔이나 퀄컴, 마이크론,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카드 표준화 기구인 SD연합과 PCI익스프레스 규격을 관리하는 PCI-SIG도 화웨이를 회원사 명단에서 제외했다. 내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23%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같은 화웨이를 이끄는 런 회장은 연일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선 “미국이 나중에 우리 제품을 사려고 한다 해도 팔지 않을 것이다.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미국에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싸울 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같은 런 회장의 자신감은 미국의 제재 에도 불구하고 6개월 치의 부품 재고를 확보해 ‘시간’을 벌었다는 데 있다. 확보해둔 부품으로 올 한 해를 버티고 그 시간을 활용해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화웨이의 소프트웨어 연구소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 OS를 포함한 분야의 채용 공고를 올렸다. 계열사인 하이실리콘(하이쓰반도체)도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알고리즘,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그래픽 센서 등 31개 분야의 국내외 박사급 인재 채용 계획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화웨이는 줄곧 미국에서 견제를 받아온 만큼, 미국보다는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 집중해 왔다.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라고 압박을 하고 있지만 영국이나 독일은 모두 화웨이를 5G 통신사업에서 일부러 배제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화웨이의 부품이 다른 업체들의 가격의 90% 수준에 불과해 저렴한데다 5G 특허만 지난해 기준 1970건을 기록하며 1위를 한 만큼, 5G 통신시장에서는 강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내수시장도 화웨이의 자신감의 배경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21일 올해 안에 정식으로 5G 통신 사업 허가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20여 개 성(省)에서 5G 통신망을 시범 가동한 후, 2025년까지 중국 전역에 5G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5G 상용화에 따른 중국 내 매출만 2022년께 1조9000억위안(327조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내수를 기반으로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화웨이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신과의 인터뷰를 삼가고 ‘은둔’을 하던 런 회장이 연이어 언론들과 만나는 것부터가 화웨이의 불안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분석업체 카날리스의 니콜 펭 연구원은 “미국의 화웨이 규제가 길어질수록, 화웨이의 몰락은 필연적”이라며 “자체 OS 개발이 마치 엄청난 대안인 것처럼 보고 있지만 먼 곳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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