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北 불량국가 언급·CVID 비핵화 재확인’ 왜?

미·일·호주 국방장관 회담성명서 "CVID" 등장
서훈 실장만난 비건 "긴밀한 한-미 공조체계" 강조
비건 9일 오후 일본으로 떠나
  • 등록 2020-07-10 오전 12:30:00

    수정 2020-07-10 오전 12:30:00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9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방한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북한을 향해 “불량국가”(rogue state)라는 표현이 다시금 등장했다. 이와 동시에 일본·호주 등 미국의 대(對)아시아 지역 핵심 전략국들은 국방장관 화상회의를 열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비핵화를 촉구했다. 대화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전 세계 미군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 1년간 성과를 나열하며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 이란 등 불량국가에 의해 자행되는 공격적인 활동들을 억지해왔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기존에도 북한과 이란을 한데 묶어 불량국가라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발언은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같은 날 미국 국방부는 호주·일본 국방장관과의 3국 화상 회담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명문에는 “북한에 긴장을 높이고 지역 안정을 해치는 행동을 중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따라 CVID를 위한 명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행정부 공식 자료에 CVID가 다시 소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CVID는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였던 2008년 8월 27일 6자 회담에서 첫 등장한 단어이다. 당시 부시 정부는 선(先) 핵 폐기 원칙을 강하게 내세우며 이 과정에서 보상은 없으며 핵 폐기 조치가 이뤄진 후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지원과 관계 정상화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봤다.

이후 미국 정부는 CVID를 계속 비핵화 목표로 내세웠다. 용어에서 변화가 이루진 것은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인 싱가포르 회담이다. 6·12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CVID가 빠지고 ‘완전한 비핵화’(CD·Complete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만 들어왔다.

북한이 “항복문서에나 등장할 문구”라며 극도의 거부감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이 들고 나온 개념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이다. 미국 대북 강경파들의 비판을 인식해 ‘검증가능한’(Verifiable)을 ‘검증된’(Virified)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북한은 즉시 반발했고 미국은 FFVD가 공식입장이라면서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해당 용어 사용을 자제해왔다.

그러던 것이 지난 6일 비건 부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미국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 방한 목적으로 “FFVD 조율 강화”를 꺼냈다. 여기에 또다시 주무부서는 다르다고 하지만, 국방부가 CVID를 꺼내든 것이다. 특히 이번 성명서는 미국의 FFVD 용어 사용에 불만을 나타냈던 일본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일본 측 입장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건 부장관은 9일 청와대를 방문해 서훈 안보실장을 만나 북미 대화 중요성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다만 어떤 식으로 북한을 테이블로 다시 끌어들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성명서에 담기지 않았다.

2박 3일간 방한 일정을 마친 비건 부장관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다. 1박 2일 동안 아키바 타케오 외무사무차관, 기타무라 시게루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회담하고 모기 도시미쯔 외무상, 고노 다로 국방상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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