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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쿠팡 '뉴욕 팡파르'의 그림자

  • 등록 2021-03-17 오전 5:00:00

    수정 2021-03-17 오전 6:47:24

[이데일리 권소현 증권시장부장] “그동안에는 ‘코리아 패싱’이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보다는 오히려 동남아 시장을 주목해왔다. 하지만 쿠팡 상장을 계기로 이같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화려하게 입성한 쿠팡을 두고 한 벤처캐피탈리스트가 클럽하우스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상장 당일인 지난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걸린 로켓 현수막과 태극기, 그리고 거래소 플로어 스크린에 수놓인 쿠팡 로고를 사진으로 보며 국내 자본시장 참여자들은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벅차고 짜릿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 한쪽에는 적자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러워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11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 플로어 스크린에 쿠팡 로고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알리바바에 이어 아시아 기업으로는 역대 2위 규모로 상장한데다 주가매출비율(PSR) 기준으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보다 높게 평가받았다는 건, 오로지 국내에 영업기반을 둔 이커머스기업이 이뤄낸 눈부신 성과임에는 분명하다.

벤처캐피탈(VC) 업계의 기대처럼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혹자는 쿠팡 상장 직후 마켓컬리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도된 것에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아직 기업가치 10억달러에 못 미쳐 유니콘에 오르지도 못한 한국의 비상장 기업의 상장 추진 소식을 미국 유력 경제지가 보도한 것은 쿠팡 후광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배달의 민족, 하이퍼커넥트처럼 수십억 달러에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사례가 줄줄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자본시장 입장에서 보면 다소 걱정되는 부분은 있다. 마켓컬리를 위시해 상장 유망주들이 대거 뉴욕행을 택한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시장 몸집과 체력을 키울만한 대어를 계속 놓치는 셈이다.

뉴욕행을 택하는 이유부터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일단 국내 시장 규모가 작다. 코스피지수의 전체 시가총액은 2115조원이다.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애플 한 종목의 시가총액이 15일 기준으로 2조816억달러(2354조원)다. 코스피 상장 전체 시가총액을 다 합쳐도 애플 한 종목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국내 자본시장 참가자들은 누적적자 4조원이 넘는 쿠팡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것 자체가 가능했겠느냐 반문한다. 국내에도 기술성 평가, 이익미실현 요건, 성장성 등 특례상장제도가 있기에 적자기업이 증시에 입성해 자금조달하는 게 가능하긴 하지만 적자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만큼 후하진 않기 때문이다. 쿠팡이 거래액 성장세나 시장 점유율 등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두고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쿠팡에게는 뉴욕증시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또 다른 혁신에 투자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제 2의 쿠팡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모두 같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코리아 패싱’은 해소된다 해도 기업들의 ‘국내 거래소 패싱’은 아쉽다. 이런 기업들을 온전히 품을 수 있도록 제도나 평가, 투자문화 등을 어떻게 바꿔야할지 고민해 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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