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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00원(1.50%) 내린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14일(5만7500원) 이후 약 한 달만의 5만전자(종가 기준)다. 또 다른 반도체주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이날 3300원(3.47%) 내린 9만1800원을 가리켰다.
이번 삼성전자의 하락은 반도체 수요 위축을 우려한 투자심리 탓이다. 간밤 글로벌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을 당초 예측했던 68억~76억달러(약 8조 9000억~9조 9000억원)보다 하향한다고 밝혔다. 종전 예상 범위의 최하단(68억달러)과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마이크론은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수요가 악화하고 공급망이 더 꼬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에 하루 앞서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도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린 만큼, 엎친 데 덮쳤다는 평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반도체 수요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는 내려오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을 79억7007억원, 영업이익은 13조5472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달 전보다 각각 2.43%, 8.22% 줄어든 수준이다.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1조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2933억원)보다 9.49%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분기 순이익은 11조9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 증가했지만 3분기부터 (전년동기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성장주 중 하나로 이익이 감소하면 주가도 꺾일 수밖에 없다.
실적 눈높이 올라가는 조선·운송·차 주목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외에도 대다수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 내려왔고 순이익 전망치도 3.3% 감소했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무려 45.9%, 16.8%씩 줄어들었다.
하지만 눈높이가 올라가는 곳도 있다. 최근 한 달간 조선과 운송, 자동차 업종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97.4%, 24.9%, 10.6%씩 상승했다.
조선업종에서는 현대중공업(329180)이 대표적이다.현대중공업(329180)의 3분기 당기 순손실 전망치는 97억원 수준으로 2분기(647억원 순손실)보다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한 달 전 10억원 손실에서 현재 52억원 흑자 수준으로 변했다. 넥센타이어(002350)의 실적 전망치를 눈여겨볼 만하다. 증권가는 넥센타이어가 2분기 4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겠지만 3분기엔 그보다 적은 54억원의 순손실만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시기일수록 실적이 연속적으로 상향한 종목들이 매우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면서 “순환매 장세에 현혹되지 말고 실적 상향 종목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