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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민심르포-대전·충청]깜깜이 표심‥"당보다 인물 봐유"

  • 등록 2014-05-22 오전 6:30:00

    수정 2014-05-22 오전 6:30:00

충북지사와 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21일 오후 청주 충북선관위에서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협약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윤진식·새정치민주연합 이시종·통합진보당 신장호 충북지사 후보, 김석현·김병우·장병학·손영철 충북교육감 후보. 사진=연합뉴스


[대전·천안(충남)·청주(충북)=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영남이든 호남이든 당 하나만 계속 찍어도 우린 다르지유. 충청도는 당보다 우선 인물부터 봐유.”

지난 20일 이른 오후 충남 천안 사직동에 위치한 중앙시장. 도자기판매업을 하는 장규선(53)씨는 기자에게 대뜸 “우리가 우유부단하다고 하는데, 그게 옳은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정당에 일편단심이 아닌 게 하등 이상할 것이 없다는 투였다. 그는 곧바로 “안희정 후보가 지난 4년간 잘해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안 후보는 집권여당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현재 안 후보는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에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추세다. 안 후보는 최근 지상파 방송3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5.3%의 지지율로 정 후보(30.4%)를 앞섰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56.22%)과 민주당(43.26%)의 득표율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역대 집권당 당선 없었던 충청권 표심

충청권 지방선거에서는 그간 집권여당이 당선된 사례가 거의 없다. 1·2대 지방선거에서는 대전·충남·충북 광역단체장을 자민련이 휩쓸었고, 각각 김대중정부 5년차 때와 노무현정부 4년차 때 치러졌던 3·4대 선거는 자민련과 한나라당이 나눠가졌다. 이명박정부 시절의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각각 2곳, 1곳을 차지했다. 지역정당 혹은 야당의 강세가 그간 충청권의 표심이었다.

충남 천안 쌍용동 인근에서 만난 자영업자 이병태(55)씨는 “당적도 중요하지만 그 인물이 지역에서 어떻게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장 선거에 대한 민심도 비슷했다. 현재 박성효 새누리당 후보가 권선택 새정치연합 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고, 실제 기자가 만나본 시민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다만 시민들은 박 후보의 당적보다 이전 대전시장 이력을 더 주목하고 있었다. 대전역에서 순찰업무를 하는 30대후반 차모씨는 “박 후보가 한 번이라도 해봤으니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전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김모(73)씨도 마찬가지였다. “둘 중 하나라면 권선택 보다는 박성효이지유. 그래도 한번 해봤으니까.” 박 후보가 슬로건을 ‘민심이 선택한 후보’로 한 것도 집권여당을 오히려 드러내지 않는 전략이다.

충북지사는 온전히 인물구도다. 후보간 대척점도 비교적 명확하다. 윤진식 새누리당 후보는 ‘경제도지사’를, 이시종 새정치연합 후보는 ‘행복도지사’를 각각 내걸었다. 판세는 초박빙. 여론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두 선거캠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봉명동에서 만난 조모(65)씨는 “오송(오송역세권 개발)도 불발되고 이시종이 잘한지 모르겠다. 경제 살리겠다는 윤진식이 차라리 낫지 않느냐”면서도 “그런데 우리 아내는 (복지를 내세운) 이시종을 얘기하더라”라고 전했다.

박재정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간 지역민들은 충청의 정치적 목소리가 약하다보니 매번 선출된 공무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그래서 대체로 같은 당에서 매번 당선된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당보다 인물을 더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충청도 세월호 직격탄‥판세 속단은 일러

충청 역시 선거의 최대변수는 세월호 참사였다. 특히 천안·아산이 중심인 충남은 수도권 민심에 ‘리얼타임’으로 반응한다는게 선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두 지역을 왕래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충청권에 미친 세월호 참사 여파는 수도권 못지않아 보였다. 다만 선거캠프간 득실계산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기자가 충남 천안 신부동과 천안역 인근에서 만나본 천안·아산 시민들은 대부분 선거에 무관심한 것 같았다. 이는 젊은층일수록 특히 두드러졌다. 충북 청주 충북대 인근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장모(29·여)씨와 박모(25·여)씨 역시 “윤진식과 이시종, 이름은 들어봤지만 세월호 사고 때문인지 잘 안보였다”면서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져 투표율이 낮아지면 통상 여권에 유리하다.

하지만 정권심판론도 없진 않았다. 충남 천안 중앙시장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40대·여)씨는 “천안·아산에 산업체들이 들어서면서 호남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고, 그래서 야성이 강하다”면서 “정권심판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충청권 판세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는 게 각 선거캠프들의 진단이다. 게다가 충청도 사람들은 속얘기를 잘 안하기로 유명하다는 평이다. 모 선거캠프 참모는 “충청도는 예부터 아예 유배되는 보길도 같은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로 중앙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기도 같은 곳도 아니었다”면서 “항상 여지를 두고 속얘기를 잘 안하는 게 지역정서였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가 충청인 특유의 기질과 만나 ‘깜깜이 선거’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전·충남이 ‘여론조사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각 선거캠프에서는 여론조사를 예의주시하긴 하지만,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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