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외부감사에 자본확충 ‘발등의 불’…증자 나선 코스닥

감사의견 비적정 급증…재무제표 열위도 영향 미쳐
직권 지정 대상에 오를 수도…자본 확충이 ‘관건’
  • 등록 2019-06-24 오전 5:20:00

    수정 2019-06-24 오전 10:22:29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점점 깐깐해지는 외부감사, 자칫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회계 개혁으로 외부감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업도 재무안정성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채비율이나 현금흐름 같은 재무 상태가 외부감사의 중요 점검사항이 되면서 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불가피하다. 코스닥 기업의 유상증자가 늘어난 배경이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 감사의견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을 받은 상장사는 총 43개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이중 상당수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등 후폭풍을 겪는 상황이다.

외부감사란 기업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따지는 절차다.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거나(한정) 아예 의견을 제시할 수가 없을 때(의견거절) 비적정을 제시하게 된다.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회계 투명성을 위한 제도가 잇달아 도입되면서 기업의 재무 안정성이 감사보고서에 더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다.

외부감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손실, 영업현금흐름 적자,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경우 금융당국 직권으로 감사인 지정 조치를 받게 됐다. 재무지표가 열위하면 부실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지정된 감사인이 꼼꼼히 들여다보도록 한 것이다.

또 높은 부채비율이나 과도한 영업손실 등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될 경우에는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 주요 항목으로 ‘계속기업불확실성’을 기재토록 했다. 재무제표를 회계 기준에 맞게 작성했더라도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면 투자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는 “감사는 1차로 재무제표를 회계 기준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했는지를 보는 것이지만 2차로는 부실 징후 등도 확인하게 된다”며 “재무적으로 열위한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집중적으로 보게 되고 감사 증거가 부족하다면 감사의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조사를 보면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 28개 중 8개(28.6%)는 계속기업불확실성도 사유 중 하나로 제시됐다.

안정적인 재무제표가 관심사가 되다보니 상장사들도 자본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100억원 이상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장사를 보면 32개 중 67%인 21개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천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한 두산중공업(034020), 두산건설(011160)은 지난해 각각 7251억원, 58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이오기업인 헬릭스미스(084990)는 지난해 순손실이 280억원대였다. 또 전체 56%(18개)는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를 상회했다. 평화산업(090080)처럼 부채총계(1551억원)가 자본총계(252억원)의 6배가 넘는 곳도 있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부채가 과다한 경우 증자 필요성 또한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신인도가 낮거나 규모가 작은 곳은 시장성 차입금보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며 “전환사채(CB) 같은 메자닌은 부채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본을 키우려면 유상증자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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