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뉴스보고 주식매매 말라"…최악실적에도 가치투자 고집한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작년 실적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헤드라인에 주식 사거나 팔지 마라"…CNBC 3시간 인터뷰
"현 상황, 채권보단 주식투자…포트폴리오 변화없다" 조언
  • 등록 2020-02-26 오전 12:02:17

    수정 2020-02-26 오전 1:09:59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오늘의 헤드라인을 보고 (주식을) 사거나 팔지 말라. 앞으로 5~10년 뒤 기업들이 어디에 있을지를 생각하라.”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으로 불리며 투자업계의 전설로 군림해 온 워런 버핏(사진)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장기투자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악의 한 해’로 일컬어질 만큼 작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기존 투자방식을 바꿀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버핏 회장의 발언은 최근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작년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주주들로부터 투자방식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버크셔, 작년 2009년 이후 최악의 실적..“그래도 가치 투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22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작년 영업이익이 44억달러(약 5조3306억원)로 전년(57억달러)보다 13억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작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31.5% 급등하는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투자로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일부 투자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감내해야 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말 기준 750억달러(약 90조5000억원) 규모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애플 주가는 작년에만 90%가량 폭등했다. 반면 그가 오랫동안 애정을 표했던 크래프트 하인즈는 막대한 채무와 이익 감소 등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웰스파고 등 다수 기업은 부진한 실적을 냈다. 버크셔는 오랜 실적 악화를 견디다 못해 지난 1월 말 버팔로뉴스 등 신문 사업부를 1억4000만달러(약 1655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버크셔가 120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두고도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버핏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공포와 관련해 “우리 사업체도 상당한 비율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중국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데어리퀸에 대해 “상당수의 체인점이 문을 닫았다”고 했고, 버크셔해서웨이가 2대 주주로 있는 애플에 대해서도 “공급망 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버핏 회장은 “20~30년간 보유할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도 20~30년 전망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다. 우리는 오랜 기간 주식을 사들여 왔고, 저가에 매수하기를 원해왔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현 상황에선 채권보다는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다”고도 했다.

사진=AFP
◇구형 플립폰→신형 아이폰으로 겨체…“난 골수 자본주의자”


버핏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내 플립폰은 영구적으로 사라졌다”고 밝혀 오랫동안 고수해 온 그의 철학에도 작지만 큰 변화가 있음을 밝혔다. 그동안 “버핏이 아이폰 선물을 받아준다면 오마하까지 직접 갈 의향이 있다”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수차례 구애를 못 들은 척했던 버핏 회장이 결국 애플의 최신 아이폰11으로 휴대폰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신은 간신히 아이폰과 어울리기 시작한 89세 남자를 보고 있다”고 했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20달러짜리 삼성전자의 구형 플립폰 SCH-U320을 사용해 왔다.

버핏은 애플에 대해 “내가 세계에서 아는 최고의 기업”이라며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애플은 버크셔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중 보험·철도 산업에 이어 3번째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버핏 회장은 민주당 대선후보 중 최강자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그는 “나는 과거에 공화당 후보에게도 투표한 적이 있다”며 자신이 골수 민주당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뒤, “나는 골수 자본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이어 11월3일 미 대선에서 ‘중도파’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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