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철을 가지고 놀다…조재형 '공간을 위한 오브제 의자'

2020년 작
압력으로 누르는 단조기법으로 빼낸 도시이미지
투박하고 거칠지만 율동미 넘치는 조형언어 품어
예견못할 불규칙성도…전진·멈춤 반복한 선과 면
  • 등록 2020-06-03 오전 12:15:00

    수정 2020-06-03 오전 12:15:00

조재형 ‘공간을 위한 오브제 의자’(사진=갤러리도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단단한 구조물이 버티고 섰다. 해부해 보자면 선과 면뿐이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판, 손을 얹을 수 있는 팔걸이, 등을 기댈 수 있는 등받이, 또 이 전부를 떠받친 다리. 맞다. 이 뼈대는 의자다. ‘공간을 위한 오브제 의자’(2020)란 이름을 얻었다.

작가 조재형은 철을 소재로 작업한다. 특징은 편법 없이 원초적이고 고전적으로 빼낸다는 것. 압력으로 눌러내는 ‘단조’라는 기법이다. 망치로 두들기거나 가위로 잘라내고 불꽃을 들이대 접합하는 과정이 무색하리만큼, 작가는 단조에 공을 들이나 보다.

마땅히 투박하고 거칠며 강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결과물은 의외다. 율동미가 넘치는 유기적인 조형언어를 쏟아내고 있으니. 말랑하고 부드러운 구석까지 들여다보인다고 할 만큼 말이다. ‘이 작가, 철을 가지고 논다’고 할까.

그렇다고 마냥 편안하진 않다. 예견할 수 없는 불규칙성 때문이다.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정도로, 선과 면은 전진과 멈춤을 반복한다. 바로 작가가 의도한 도시의 이미지란다. 함부로 낙관할 수 없는 ‘작정한 견고함’이 꼭 닮았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선의 조율’에서 볼 수 있다. 철 단조에 오일착색. 60×70×2.5㎝. 작가 소장. 갤러리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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