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단단한 구조물이 버티고 섰다. 해부해 보자면 선과 면뿐이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 엉덩이를 붙일 수 있는 판, 손을 얹을 수 있는 팔걸이, 등을 기댈 수 있는 등받이, 또 이 전부를 떠받친 다리. 맞다. 이 뼈대는 의자다. ‘공간을 위한 오브제 의자’(2020)란 이름을 얻었다.
작가 조재형은 철을 소재로 작업한다. 특징은 편법 없이 원초적이고 고전적으로 빼낸다는 것. 압력으로 눌러내는 ‘단조’라는 기법이다. 망치로 두들기거나 가위로 잘라내고 불꽃을 들이대 접합하는 과정이 무색하리만큼, 작가는 단조에 공을 들이나 보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선의 조율’에서 볼 수 있다. 철 단조에 오일착색. 60×70×2.5㎝. 작가 소장. 갤러리도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