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미터 철탑서 구슬땀…SKT 5G 기지국 설치 현장

[미래 향해 뛰는 기업들]③SK텔레콤
갈매IC 지상공용기지국 SK텔레콤 5G 네트워크 구축
차량 접근 어려운 교량 언덕서 30㎏ 안테나 운반·설치
미세한 위치 차이로 품질 좌우…통신사 간 경쟁도 치열
  • 등록 2020-01-06 오전 5:01:00

    수정 2020-01-06 오전 5:01:00

우리나라가 2019년 4월 3일 23시,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이뤘지만 5G가 뭐냐고 물으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2020년 경자년(庚子年) 하얀 쥐의 해’에는 5G 커버리지가 늘어나고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클라우드 게임, 스마트팩토리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새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줄 5G 기지국 설치 현장을 찾았다. 편집자주

[구리=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지난달 26일 구리-포천 고속도로 갈매IC 부근에 위치한 삼불수불사 옆 교량. 보슬비가 내리는 와중에 최근 공사를 마친 강관주가 교량 옆으로 우뚝 솟아있다. 한국전파기지국 회사가 설치한 20미터 높이의 ‘갈매IC 지상공용기지국’이다. 강철관을 높이 세운 형태인 강관주는 고층 건물이 많지 않은 비도심 지역에선 5G 기지국 설치를 위해 필수적인 설비다. 5G는 3.5GHz라는 새로운 고주파수 대역에서 시분할방식(TDD)을 쓰다보니 커버리지(도달 범위)는 LTE보다 적다. 그래서 LTE 때보다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30만개가 있어야 한다. 갈매IC 지상공용기지국을 찾는 길은 쉽지 않았다. 차량을 끌고 교량 밑에 도착한 후, 교량 하단에 있든 경사길을 걸어 올라가서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구리시 ‘갈매IC지상공용기지국’ SK텔레콤 기지국 설치 현장에서 백낙균 시설팀장 등이 통신장비를 강관주 상단으로 올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현장엔 SK텔레콤 관계자들이 통신장비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협력업체 소속 백낙균 시설팀장이 연신 도르래를 이용해 통신 안테나를 강관주 상단 작업대에 있는 김영복 팀장에게 올리고 있었다. 안테나 하나의 무게는 23㎏, 프레임을 포함하면 30㎏에 육박한다. 통신장비 설치 20년 베테랑인 백 팀장은 안테나들을 올리기 전 포대에 제대로 싸여 있는지를 수차례 확인했다. 안테나가 상단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강관주와 부딪히면 겉 표면에 미세한 흠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관주 상단에 자리잡은 김 팀장은 이렇게 올린 안테나들을 미리 설계한 위치에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20m의 아찔한 높이의 강관주 상단에선 바람으로 인한 흔들거림이 느껴졌다. 이 같은 상황이 익숙한 김 팀장은 안전장비를 착용한 채 묵묵히 안테나를 설치했다. 베테랑인 백 팀장과 김 팀장에게도 강관주 작업은 가장 어려운 현장 중 하나다. 백 팀장은 “크레인이나 엘리베이터 등이 사용 가능한 일반 건물 설치 현장과 달리, 강관주 현장의 경우 안테나를 올리는 작업을 직접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더욱이 날씨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만큼, 해가 지거나 비가 오면 작업을 못한다.

아직 NSA 방식…LTE 안테나도 함께 설치

이날 설치된 안테나는 5G 안테나 2개와 LTE 안테나 4개 등 총 6개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5G 기술이 LTE와 5G를 함께 쓰는 NSA(Nonstandalone) 방식이기 때문이다. 5G 통신 품질에 LTE 품질 개선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더욱이 5G 상용화 이후에도 SK텔레콤으로선 LTE가 여전히 고객의 80% 이상인 메인 네트워크인 만큼, LTE 품질 개선은 필수적이다. 안테나는 두 방향으로 각각 설치된다. LTE는 주파수별로 안테나가 달라 그 수가 더 많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구리시 ‘갈매IC지상공용기지국’ SK텔레콤 기지국 설치 현장에서 백낙균 팀장이 20미터 높이의 강관주를 오르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강관주 상단은 안전을 위해 사방에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이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다. 안테나는 손실이 최소로 발생하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때문에 강관주가 세워지면, 우선 각 통신사 설비 담당 직원이 강관주 상단에 올라, 가시선(LOS)을 가장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안테나 설치 위치를 결정한다. 전파 방해요소가 많은 도심과 달리 외곽은 통산 450미터까지 가시선이 확보된다.

각 강관주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3사의 안테나가 모두 설치된다. 안테나 설치의 위치에 따라 통신 품질에서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통신사 간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강관주는 통신3사가 설치하는 것 외에, 갈매IC 지상공용기지국처럼 한국전파기지국이 설치한 것이 있다.

통신사들은 강관주를 구획별로 나눠 사용한다. 안테나 설치는 강관주를 구축한 통신사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전파기지국이 설치한 강관주는 선착순이 원칙이다. 남상철 SK텔레콤 강북 액세스 인프라팀 매니저는 “안테나 구축이 초기 품질의 99%를 좌우한다”며 “안테나 방향 등을 고려해 강관주 상단 가림막 사이의 홈을 잘 이용하기 위해선 좋은 자리 선점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강관주 인허가·광케이블 구축에 상당 시간 소요

이날 지켜본 안테나 설치, 광케이블 연결 작업에도 불구하고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선 아직 중요한 작업이 남아 있다. 이날 물리적으로 연결된 광케이블을 통해 안테나와 중심국사를 잇는 ‘개통 작업’이 필요하다. 개통 작업이 마무리되면, SK텔레콤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2~3일간 추가적인 확인 작업을 거친 후 개통이 완료된다.

지난달 26일 갈매IC 지상공용기지국 설치 현장에서 김영복 팀장이 20미터 높이의 강관주에 올라 SK텔레콤 5G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5G 기지국 구축 작업을 여러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만 하루 30~40곳에서 구축 작업이 이뤄진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지국 설치엔 물리적 한계가 불가피하다. 도심과 비도심 모두 설치까지 수개월이 걸린다. 국유지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은 비도심의 강관주는 설계와 인허가, 시공 등의 기간을 포함해 통상 6개월 정도가 필요하다. 특히 강관주까지 광케이블을 끌어오는 작업에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도심의 경우 건물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역시도 개통까지 3~4개월이 소요된다. 도심 기지국 설치는 외곽 지역과 다른 민원으로 인한 지연이 종종 발생한다.

또 전국에 설치가 필요한 기지국이 30만 개에 달하는 상황이라, 막대한 비용도 급격한 커버리지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5G 네트워크 확대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상철 SK텔레콤 매니저는 “전국 85개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을 ‘5G 클러스터’로 정해 우선적으로 커버리지 구축을 완료했다”며 “5G 인빌딩 전용 장비인 ‘레이어 스플리터’를 통해 대형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건물 내 커버리지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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