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금융주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금융주를 담은 펀드 수익률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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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금융펀드로 구분하는 5종(설정액 10억원 이상 기준)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7.2%다. 이들 펀드는 은행과 증권 종목을 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구분하는 43개 테마 가운데 이 기간 수익률은 금융펀드 성적이 가장 저조하다. 같은 기간 이들 상품이 추종하는 KRX 은행지수가 9.4%, 증권지수가 8.1% 각각 하락한 탓이다. 코스피가 2.4%, 코스닥이 0.9% 내린 것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TIGER200금융증권과 은행증권이 각각 -9.2%와 -8.3%다. TIGER증권도 이 기간 수익률이 -7.4%로 처져 있다. 삼성자산운용 ETF KODEX 증권과 은행도 각각 -7.3%와 -8.2%로 같이 부진하다.
이처럼 금융주가 부진한 데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국은행이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최근 금융상품 불완전 판매 이슈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 2.1%보다 0.5% 포인트나 대폭 낮춘 것은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이틀 전에는 무디스가 같은 이유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내렸다.
실적 우려 탓…‘원인은 코로나19’
이로써 경기를 띄울 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를 두고 이날 대신증권, 전날 교보증권은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 내린 1%로 조정할 것이라고 각각 전망했다. 기준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 금리도 따라 내려가고 이자마진이 떨어지면서 은행의 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DLF와 라임 사태 등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임 펀드 관련 은행 손실액은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2700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특히 신한지주 손실액은 2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고위험 상품 판매가 제한되리라는 점도 악재다. 비이자 수익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 대출 조건이 깐깐해진 것도 은행주 매력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주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투자 심리가 위축하면 기업의 자금 조달, 집행, 대출 등 의사결정이 밀릴 여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역할을 하고 수익을 내는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대체로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 일시적인 원인이라는 시각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하락으로 순이자마진을 줄겠지만,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은 올해도 견조할 것”이라며 “배당 정책도 가시화되고 있으므로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이남석 연구원도 “코로나19 우려가 잦아들면 증권주 주가는 복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