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주가가 급등하자 대주주와 임직원들이 대거 보유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관련주가 이미 많이 오른데다 향후 확산 속도에 따라 조정을 보일 여지도 있는 만큼 테마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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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설 연휴 이후 가장 높은 폭의 주가 변동률을 보인 것은 주로 마스크 관련주들이었다. 오공(045060), 웰크론(065950), 모나리자(012690), 케이엠(083550)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이내 10~20%대 하락하는 등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및 회사 임원들의 지분 매도 등은 변동성을 부추겼다. 지난 1월에만 133%가 넘게 오른 웰크론은 지난달 31일 2대 주주 강원(114190)이 보유 중인 웰크론 주식 179만2625주 전부를 처분해 약 127억33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같은 날 케이엠(083550) 역시 김석교 사장이 보유하던 3만주를 처분, 총 3억5850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손세정제에서 택배, 식품으로 이동… 변동성은 계속
대구에서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하면서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를 결정하는 기업이 늘어나자 마스크에 뒤이어 택배와 식품 관련 종목도 코로나 테마주에 합류했다. 외부활동이 줄어들어 집 안에서의 온라인 택배 주문, 식품 소비 등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또한 마스크에 이어 손 세정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손 세정제의 원료인 알코올과 에탄올 등을 생산하는 창해에탄올(004650), MH에탄올(023150)등의 종목들도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23일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한 다음 날인 24일 서울식품(004410), 사조오양(006090), CJ씨푸드(011150) 등 식품 관련주는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택배 및 운송 관련 종목들도 덩달아 올라 동방(004140), 한익스프레스(014130)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24일 코스피 지수가 3.87%, 코스닥 지수가 4.30% 각각 하락하며 폭락장이 나타났던 상황에서 유독 강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 종목에서도 대주주와 관계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에 나서는 모습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MH에탄올(023150)은 지난 25일 김영종 이사가 24~25일간 보유하던 주식 5326주를 전부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격은 1만2413원으로 처분을 통해 얻은 수익은 약 6611만원이다. 20~21일에 걸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올해 초 6000원에 머물던 주가가 1만원대까지 오르자 지분을 팔아치운 것이다.
이어 26일 이 회사는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권경록 이사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7749주를, 최동호 부회장이 50만주를 각각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거둔 차익은 각각 약 9900만원, 58억8000만원에 달한다. 이날 MH에탄올은 9.13% 오른 98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전날 하락폭을 회복하는 모습에 보유하던 지분을 내다 판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불안한데다 대주주와 관계인 매도에 나서는 장세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단타를 노리고 테마주에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어디까지 번져나갈지의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테마주에 편승해 ‘단타’를 노리는 행위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