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기관투자자, 대체투자 정보공유 나서야

  • 등록 2021-06-15 오전 5:50:00

    수정 2021-06-15 오전 5:50:00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저금리와 시장변동성 확대에 대응하여 국내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규모가 크게 늘었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대상인 공모주식이나 채권 이외에 부동산, 실물자산, 자원, 사회간접자본, 사모투자 및 헤지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대체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는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및 보험회사 등이다. 작년도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운용자산의 11%에 달하는 90조원을 넘어섰다. 7대 대형 공제회의 경우 대체투자가 전체 운용자산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대체투자가 전통적인 금융상품의 움직임과 관련성이 낮고 절대수익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성과를 보면 평균적으로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대체투자가 동일한 결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과거 선박펀드에 자금이 몰린 상황에서 해운경기가 하락하여 많은 선박펀드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적이 있다. 해외자원펀드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부분의 대체투자 성과가 크게 하락하였고 이후 회복도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와는 다른 위험요인을 가진다. 복잡한 투자구조로 투자대상별로 위험의 특성이 다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투자대상의 용도, 건설여부, 투자지역 및 투자목적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상품이 만들어지며, 투자대상에 따라 투자위험도 천차만별로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대체투자는 장기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고 기초자산의 거래시장이 발달되지 않아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시장 상황이 변화하는 경우 대처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대체투자 상품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체투자시장은 쏠림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과거 투자 패턴을 보면 부동산, 선박, 항공기와 같은 특정 자산군으로 투자가 집중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최근에는 물류센터, 데이터센터와 같은 산업용 부동산 투자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공급되는 투자대상이 한정적이고, 적합한 투자안을 찾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특성 때문이다. 또한 투자절차가 복잡하고 투자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해당 대체투자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여 투자 수익률을 하락시키고,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는 경우 대규모 집단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반복되는 쏠림현상과 자산의 부실화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산군별 대체투자시장에 대한 분석과 사전적 위험관리를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체투자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정보비대칭성이 높아 시장 전반의 위험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대체투자는 사모방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져서 투자대상의 특성, 지불구조, 투자금 회수의 가능성과 같은 중요한 정보가 개별 투자자들에게만 전달된다. 투자자 간의 대체투자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대체투자 유형별 시장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대체투자 심사는 개별 투자안의 위험 분석을 위주로 이루어진다.

위험관리의 기본은 투자대상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하여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일부 증권사와 펀드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 대체투자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대체투자시장 전반의 상황을 파악하고 투자의사결정에 참조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외국의 경우 투자자들은 대체투자시장의 전문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제공하는 전문기관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러한 전문기관의 도입에 앞서 대체투자의 거인인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활용하는 대체투자 정보 공유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체투자 정보 협의체를 통해 정보가 교환되고 정기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정보가 구축된다면 효율성이 제고되고 대체투자시장의 변화를 고려한 합리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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