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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 27% 치솟았는데…어설픈 규제가 시장 더 교란

정부 겉으로 자화자찬‥부작용 커지자 보완카드
전월세 상한제 확대 만지작…여당서도 신중론
전문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만 키울 것" 비판론
  • 등록 2021-07-28 오전 6:00:00

    수정 2021-07-28 오전 6:08:06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장순원 강신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년 만에 ‘임대차3법’을 손질하려는 것은 전세를 포함한 주택시장에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세입자의 주거안정성을 높이려면 전·월세상한제 같은 추가 규제를 통해 가격을 누르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어설픈 규제가 시장을 더 교란할 수 있어 임대차3법을 폐지하거나 적어도 시장의 적응과정을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화자찬 앞세웠지만…1년 만에 보완 논의

민주당은 작년 7월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대차 3법을 밀어붙였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전·월세 계약을 한차례 연장하고, 이 과정에서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내로 제한하는 게 법안의 핵심이다. 이 법이 통과되면 세입자들이 2년마다 쫓겨나거나 임대료가 급등하는 묵은 과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했다.

정부와 민주당은 임대차 3법이 시행된 뒤 세입자 10가구 가운데 8가구는 살던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고, 거주기간 역시 평균 3.5년에서 5년으로 늘어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작용이 두드러지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거나 월세로 돌리며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가격은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9922만원에서 6억3483만원으로 27% 넘게 상승했다. 법 시행 직전 1년 상승 폭의 4배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급증했다. 주택임대차분쟁위원회에 접수된 임대차 계약 분쟁은 법시행전 월평균 2건에서 22건 안팎으로 늘었다. 특히 집주인이 새로 전·월세 계약할 때 그동안 올리지 못한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 일부 단지에서는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임대료 격차가 최대 두 배까지 벌어지는 부작용이 드러나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임대차3법을 없애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여당 입장에서는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자 법 시행 1년 만에 보완대책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부작용 막으려 더 센 규제‥내부서도 신중론 나와

여당 안팎에서는 새 규제를 통해 부작용을 해결하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신규 계약에도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거나 계약갱신 가능 기간을 4년에서 6∼8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실제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신규 계약에 대해서도 전·월세 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발의한 바 있다. 또 윤 원내대표가 지난해 7월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을 내비친 만큼 이 방안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

당장 제도변경을 추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월세 상한제나 표준임대표 모두 충분한 정보축적이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차신고제는 올해 6월부터 시행돼 데이터가 많지 않다.

여당 내부에서도 신중론도 많다. 괜히 시장에 개입했다가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전·월세 상한제 대상을 확대하거나 임대차 계약기간을 4년에서 6년으로 확대할 경우 전세 매물이 더 줄 수 있다. 특히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임대차 시장의 혼란이 커졌다가는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윤 원내대표 역시 당장 제도 변경보다는 1년 뒤를 내다보고 개선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윤 대표의 발언은 원론적 차원”이라면서 “추가 입법을 논의한다면 관련 상임위나 부동산 TF에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일부에서는 상한제를 확대하는 게 세입자의 표를 얻는 데 유리하고, 국회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내주기 전 개혁과제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8일 브리핑을 통해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엄단 의지를 밝히면서 임대차3법 개정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공개할 전망이다.

전문가 “임대차3법 폐지가 답‥시장 파악 뒤 보완해도 늦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여당의 움직임이 임대차법 후폭풍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가가 임대료 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사유재산 침해가 심각한 정책”라며 “기존 임대차3법도 일부 전셋값 급등 지역에 제한적으로 적용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시장경제를 부정한 발상이다. 전셋값 상한선을 만들면 시장이 왜곡되고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라며 “근본적인 매매 시장의 문제, 즉 주택 공급량을 늘리지 못한다면 주택시장의 불안은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대책을 내놓기 전에 기존 제도 시행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임대차법도 졸속 통과하면서 전세난이 심화하는 등의 부작용이 부각하지 않았느냐”며 “이제 임대차 신고제가 시행됐으니 전·월세 시장을 먼저 투명하게 파악한 후 보완책을 내놔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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