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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구찌·꼼데가르송·띠어리…한남동이 명품거리 된 이유

<명품 패션 성지의 분화>
구찌 가옥 상품 차별화로 젊은 세대 유입↑
전통 명품 거리 압구정·청담동 포화 상태
명품 브랜드 신흥 부촌 지역·신규 고객 물색
MZ 겨냥 브랜드 경험·가치 소비 기회 제공
  • 등록 2022-05-09 오전 7:30:00

    수정 2022-05-09 오전 7:40:43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전세계에서 오직 한남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구찌 가옥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요. 트렌드에 민감한 MZ 세대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면서 요즘 매장을 찾는 고객 중에 10대 청소년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구찌 가옥 어드바이저 A씨)

▲한남 구찌 가옥. (사진=백주아 기자)
8일 예약 방문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구찌 가옥(GAOK)’에는 청담동과 백화점 명품관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잘 찾아보기 어려운 제품이 다수 있었다. ‘가옥 익스클루시브’로 나온 제품들은 오색 찬란한 한국 전통 ‘색동’에서 영감을 얻어 생산됐다. 구찌 고유 GG로고에 한국적 패턴이 들어간 테니스화부터 벨트백, 토트백, 클러치 제품은 물론 의류까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구찌 가옥 포스터. (사진=구찌코리아)
구찌 가옥은 명품 브랜드의 강북 진출 신호탄을 쏜 최초의 매장이다. 구찌 국내 단독 매장으로는 1998년 문을 연 청담점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해 문을 열고 1년이 지났지만 예약없인 방문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상권 특성을 감안해 차별화한 상품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셈이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가 또 다른 터전을 물색하는 것은 전통 명품 거리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다. 여기에 한국 명품 시장의 급성장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전세계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규모만 141억7000만달러(약18조원)에 이른다. 명품 브랜드들이 명품 소비가 늘고 있는 한남, 성수 등 새로운 부촌을 물색하면서 점포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게 된 배경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실제 통상 명품 브랜드는 도시의 대표적 부촌을 중심으로 터를 잡는다. 압구정동과 청담동은 현대백화점(1985년)과 갤러리아 명품관(1990년)이 들어서면서 30여년간 명품 메카로 진화를 거듭했다. 갤러리아 백화점부터 청담사거리로 이어지는 길에는 샤넬, 루이비통, 생로랑, 프라다, 미우미우, 구찌, 디올, 버버리 등 10대 명품 단독 매장이 줄줄이 들어서있다. 에르메스는 압구정 도산공원에 따로 떨어져 있다. 나인원과 유엔빌리지가 위치한 한남동, 갤러리아 포레와 트리마제가 있는 성수동이 신흥 부촌이자 명품 패션 성지로 각광받는 이유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소비력이 강한 MZ 충성 고객을 확보해 매출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다. 명품 브랜드들은 MZ세대들의 소비 성향과 기호에 맞게 다양한 팝업을 운영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한다. 성수동을 중심으로 한 명품 팝업은 단기 위주로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겁다. 브랜드들은 상품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설명하기 보다 브랜드가 걸어온 역사, 추구하는 가치 등을 보여주며 미래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렌지족, 야타족 등 압구정과 청담이 젊은이의 성지로 떠오르며 명품 거리가 발전했다면 요즘 가장 트렌디한 MZ 세대가 모이는 한남과 성수가 새로운 패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구매력을 갖춘 데다가 자기를 위해 소비하는 게 습관화된 세대인 만큼 브랜드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타깃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한남동 띠어리. (사진=네이버 블로그)
이에 현재 크리스챤 디올은 국내 첫 패션쇼를 기념해 성수동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앞서 에르메스는 지난해 5월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가방 전시회를 열었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장인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기획으로 가방 역사에 깃든 노하우와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였다.

▲디올 성수 콘셉트 스토어. (사진=백주아 기자)
샤넬 뷰티는 같은해 6월 ‘넘버5’ 향수 100주년을 기념하는 ‘샤넬 팩토리5’ 팝업을 진행했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7월 남성 컬렉션을 전시하는 ‘템포러리 레지던시’ 매장을 통해 남성 고객에게 한발 가까이 다가갔다.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 겨냥한 신선하고 파격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충성도를 높이는 식이다.

또다른 명품업계 관계자는 “일시적 부침을 겪은 압구정과 청담도 최근 하이주얼리·골프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오면서 활력이 생기는 추세”라며 “성수와 한남이 뜬다고 해서 기존 명품 거리의 아성이 무너지긴 어렵겠지만 당장 매출 외에도 젊은 고객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패션 업체들이 유입되고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명품 패션의 성지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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