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故장국영 못 잊는 홍콩…"20년 지나도 믿기지 않아"

추모일 앞두고 만다린호텔 찾은 팬들
추모 콘서트, 암표 2배 이상 치솟아
연인 소장 유품, 이번에 첫 공개
  • 등록 2023-04-01 오전 8:01:00

    수정 2023-04-01 오전 8:01:00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 출신 배우 장국영의 기일 하루 전인 31일(현지시간). 홍콩에는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끼고 보슬비가 내렸다.

20년전 4월 1일 그가 투신했던 홍콩 도심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택시 승강장 인근에는 올해도 크고 작은 화환과 꽃다발 20여개가 놓였다. 꽃과 함께 놓인 장국영의 사진에는 ‘당신이 너무 그리워요(miss you much)’, ‘영원히 사랑합니다(Love you eternally)’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장국영이 투신했던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앞 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 (사진=김겨레 기자)
추모 콘서트 2시간만에 매진…“여전히 그리워

호텔 앞에서 만난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 아만다 웡(21)씨는 “장국영의 영화를 보고 그를 좋아하게 됐는데 모두 정말 감동적이었다.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패왕별희’”라면서 “아버지 역시 장국영의 열렬한 팬이어서 사진을 찍어 보내드리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관광명소 ‘스타의 거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레슬리 정(장국영의 영어 이름) 콘서트’라고 적힌 표를 보여줬다. 다음날 열리는 추모 콘서트 티켓으로, 오픈 2시간 만에 매진되고 암표 값이 두 배로 치솟아 겨우 구한 표라고 했다. 장국영은 한국에서 ‘영웅본색’, ‘천녀유혼’, ‘해피 투게더’ 등의 영화로 유명해졌지만 홍콩에서는 가수로 먼저 데뷔해 대성공을 거뒀다.

평일 오후임에도 추모 공간을 찾은 30여명은 여전히 장국영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단체로 방문한 듯한 팬클럽 회원들은 빨간색 색종이로 직접 접은 종이학을 여행용 캐리어에 가득 담아와 나무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고 있었다.

쪼그려 앉아 눈시울을 적시는 여성 팬을 다른 팬이 위로하기도 했다. 한 팬은 장국영 인형을 가져와 사진을 남기며 그를 추모했다. 추모 공간의 모습을 소셜미디어(SNS)로 생중계하는 팬도 있었다. 호텔 앞을 지나던 행인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꽃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홍콩 역사 안에 마련된 장국영 20주기 기념관. (사진=김겨레 기자)
장국영 신은 하이힐, 이번에 첫 공개

홍콩 곳곳에서 장국영을 기리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홍콩 역에 조성된 장국영 20주기 기념관에도 남녀노소가 발걸음을 멈추고 고인을 추억했다. 다음 달 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선 장국영의 앨범과 사진, 생전 활동을 다룬 신문기사 등이 전시됐다. 팬과 화가들이 그린 장국영의 그림과 조각상도 볼 수 있다.

홍콩 거주민이라고 밝힌 한 40대 여성은 “장국영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며 “그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좋은 사람인 것 같았는데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장국영이 1997년 콘서트에서 착용한 하이힐. (사진=홍콩 정부)
홍콩 샤틴에 위치한 문화유산박물관에서는 장국영이 수상한 상패와 트로피를 비롯한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1997년 콘서트에서 신었던 빨간 하이힐과 2000년 콘서트에서 착용한 하얀 정장이 대중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국영의 연인이었던 당항덕이 소장하고 있던 유품이다. 홍콩 여가문화부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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