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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늘어나면 누가 부담하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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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혁신안·특화안을 보면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형상화해 아파트 외관을 구성했다. 또 조합이 마련한 설계안에서 십자형 주동을 없애고 신반포로 쪽에 랜드마크 타워를 마련했다. 가구 수도 반포천변을 중심으로 대형평수를 늘리고 주택 타입을 다양화했다.
문제는 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혁신·특화설계로 갈 경우 공사비가 얼마나 추가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건축심의까지 통과한 조합의 설계안을 바탕으로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542만원, 총 공사비는 8087억원이다. 이는 아파트 재건축을 비롯한 보도교(반포천 특화계획)·도로·공원 등 공공기반시설, 지하철 연결통로, 공공청사, 사업시행인가 조건 공사비, 석면조사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이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의 제안서에는 보도교를 제외한 나머지가 빠져 있다.
국토부의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8조에 따르면 “보증금과 기한을 제외하고는 최초 입찰에 부칠 때 정한 가격 및 기타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제안서 수정 없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강행할 경우 자칫 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에 계약 해지 검토까지
특화설계를 둘러싼 갈등은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재건축 단지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시공사 현대건설(000720)이 5026억원 규모의 무상 특화설계를 해주겠다고 했으나 이를 공사비에 포함한 것으로 국토부 조사결과 밝혀져 검찰 수사를 밝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986억원의 무상 특화설계를 약속했으나 이것이 도급공사비에 포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역시 GS건설(006360)이 시공사로 선정된 후 혁신설계 명목으로 1400억원 공사비가 증액되자 일부 조합원들이 GS건설을 상대로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건설(047040)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5차는 조합이 대우건설이 제안한 특화설계안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지자 계약 해지 위기까지 갔다가 겨우 갈등이 봉합된 상태다.
혁신·특화설계로 갈 경우 사업기간도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재건축 조합이 사업시행인가 총회 때 확정한 설계에서 10% 이상을 변경할 경우 서울시 재심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설계 변경에 따른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혁신안·특화안이 일부 변경될 가능성이 큰데 이에 따른 시간 지연과 공사비 추가 부담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