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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한 달 넘게 금융투자업계를 덮치면서 증권사별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일반 지점 영업은 물론 일부 사무실이 방역으로 폐쇄되며 자택 근무로 속속 대체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나 외부 일정을 소화하려던 IB부서는 일정이 전면 취소되거나 미뤄지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진행 중인 한 증권사는 현지 출장을 취소하고 기존에 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의 출근조차 자제시키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해 동남아 출장을 기획 중이던 또 다른 증권사도 해당 일정을 취소하고 유선과 온라인 미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IB부문 관계자는 “현장 실사와 해외 미팅이 (IB업무의) 핵심인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업무를 대체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방문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최고 실적 1년 만에 고꾸라질까 전전긍긍
증권사들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브로커리지 부문 정체에도 IB부문 성장세를 발판 삼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0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4조7726억원으로 한해 전(4조166억원)과 비교해 19.1% 증가했다.
전통 IB강자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이 영업이익 8653억원, 당기순이익 709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3%, 42.2% 늘었고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006800)도 영업익과 당기순익이 41.95%, 43.66% 급증하는 등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8개사가 사상 최대 순이익을 새로 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B업무는 제대로 된 현장 실사와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한데 (코로나19 여파로) 계속 미뤄진다면 추진하던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칫 사태가 오래 이어질 경우 당장 2분기부터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