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국 봉쇄령'에 아마존도 멈췄다…"2개월간 147조 손실"

유통업체 운송차량도 검문..플립카트 영업 중단
13억 내수시장 노린 글로벌 기업 공장도 멈춰서
로이터 "모디 정부, 196억 달러 부양책 준비 중"
  • 등록 2020-03-27 오전 12:01:25

    수정 2020-03-27 오전 12:01:25

△인도가 25일 0시부터 전국 봉쇄에 나서면서 경찰들이 검문을 하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인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주간 봉쇄라는 초유의 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첫날인 25일(현지시간)부터 인도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져 가뜩이나 둔화하던 인도 경제를 더욱 억누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즈는 봉쇄령으로 인해 인도에 1200억달러(한화 약 147조원) 규모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올해(매년 4월 시작) 회계연도 기준 인도의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도 4.5%에서 2.5%로 낮췄다. 지난해 인도 GDP 성장률은 6.8%였다.

엄격한 이동 제한에 아마존·플립카트 서비스 중단

인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월마트가 운영하는 플립카트는 25일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봉쇄령 이후 검문이 너무 극심해 창고부터 운송까지 배달 서비스를 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랐기 때문이다.

앞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4일 밤 TV 담화에서 “오늘 자정부터 21일간 전국에 봉쇄령을 발효한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 확진을 막기 위해서다. 26일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인도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06명이다. 세계 2위 인구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최근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초강수를 뒀다. 일각에서는 전체 인구에 비해 검사를 받은 경우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제 확진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인도 정부 방침에 따라 25일 0시를 기점으로 일반 관공서를 비롯해 공장, 학교, 상점, 음식점, 공원이 문을 닫았고, 공개 집회와 종교 행사도 금지됐다. 인도 정부는 모디 총리 담화 후 식료품점은 예외라고 밝혔지만, 온라인 상거래 위주로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봉쇄령으로 인도 인구의 절대 다수가 당장 생계위협에 놓이게 됐다. 거리에는 릭샤(자전거), 택시 등이 모두 사라졌으며 45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었던 청년 실업난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국립식당협회는 730만명 식당 직원 중 20%에 달하는 140만여명이 영구적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장 아누라그 카트리어는 “수많은 식당들이 결국 폐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도 이미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온라인 상거래 업체를 통해 식료품을 구입해달라고 했지만 거리마다 배치된 경찰들의 집요한 심문으로 아마존과 플립카트 등 화물트럭들조차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글로벌 기업 공장 잇따라 ‘셧다운’…의약품 부족 우려도

인도의 봉쇄령은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충격을 주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13억명의 인구가 있는 잠재시장이자 미·중 무역갈등을 피할 차세대 생산거점으로 인도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모디 총리 역시 인도 GDP(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고 1억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메이드 인 인디아’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 봉쇄령으로 이들 공장은 모두 일제히 멈춰 섰다.

삼성전자(005930)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제품 공장을 인도 정부 지침에 따라 4월14일까지 3주간 가동이 중단하기로 했다. 노이다 공장 연간 출하량은 1억 2000만대에 달하는 삼성전자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다. LG전자(066570) 역시 긴급명령에 따라 인도 노이다와 푸네 생산시설을 이달 말까지 닫게 됐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인도 첸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피해를 입은 것은 한국 기업 뿐만 아니다. 애플의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과 위스트론, 중국의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와 오포, 일본의 전자 회사 다이요유덴과 무라타제작소, 파나소닉과 자동차 회사 스즈키·도요타, 미국의 포드 등도 생산을 중단했다.

인도가 일반의약품 세계 최대 공급국이라는 점에서, 추후 의약품 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은 2018년 의약품의 약 4분의 1을 인도에서 수입했다. 의약품 원료의 30% 이상도 인도산이었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약화한 인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의 손실을 보전할 만한 막대한 재정정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모디 정부가 약 1조5000억루피(미화 196억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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