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위기 청소년을 둘러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간한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한국 중등교육 학령기의 학교밖 청소년 비율은 2.82%다. 이는 핀란드(2.38%), 일본(1.59%), 스웨덴(1.02%), 미국(2.53%), 영국(2.18%)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이 교수는 “청소년기의 심리적 어려움이나 고통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되면 성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청소년 범죄는 성인 범죄로, 청소년기 우울은 성인기 우울로 이어져 심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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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담임교사는 학생 A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걸려 경찰서에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이 학생 가족은 최근 경제적 사정이 나빠지면서 아버지는 집을 나가 버렸고 어머니는 일 하느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경찰서에 담임교사가 설명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왔지만 부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가야 한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상담자는 학생 마음을 다룰 수 있지만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아이가 방과 후 있을 수 있는 프로그램, 아이의 주거 안정을 위한 돌봄 자원 모색, 대학생 자원 연결 등 지역사회의 안전한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좀 더 효과적 지원을 모색할 수 있다”면서 “청소년안전망은 이처럼 지역사회 내에서 위기청소년에게 전문적이고 특화된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사회에서 이미 청소년기를 보낸 어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청소년 문제를 접할 때마다 무엇이 청소년을 사회의 끝으로 내몰았을까 하는 반성을 많이 한다”면서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현재 삶에 대한 가치를 알게 하도록 하는 노력,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가치, 인생의 소중함에 대해 청소년과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