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간호사에 대리처방까지 강요"…의사 절대부족에도 파업하는 의협

의협·전공의 협의회, 의사정원 확대 반대해 파업
보건의료노조 "현장인력 절대 부족,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현직 간호사 증언 "의사 없어 간호사들이 업무 대행"
"환자 안전, 불법의료 근절 위해 의사 정원 반드시 늘려야"
  • 등록 2020-08-08 오전 6:35:00

    수정 2020-08-08 오전 6:35: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의사들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과대 설립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가 의사인력 부족 심각성을 호소하며 의사 파업을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보건의료노조(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인력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의사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불법 의료 실태를 공개하며 공공의과대학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정책임을 알렸다.

노조는 “환자안전과 불법의료 근절을 위해서는 의사인력을 확충해야한다”며 “의사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의료기관 현장의 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부분 간호인력으로 구성된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가 의료 현장에서 의사 인력 부족, 전공의 지원 미달에 따른 진료 공백을 메우는 실정이다. 그러나 PA가 행하는 의사 대리업무는 의료법상 권한이 없는 무면허 의료행위로, 환자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대행 업무에 내몰린 보조인력들이 의료사고를 낼 경우 보호받을 법적 장치 역시 없다.

의사 정원 태부족으로 보조인력이 불가피하게 대행 업무에 내몰리는 상황이 빈번하고 이같은 상황이 과실사고로 이어질 경우 이에 대처할 제도적 바탕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회견에 참석한 현직 간호사 3명은 이같은 상황을 그대로 증언했다.

한 상급종합병원 근무 중인 간호사 A씨는 “2009년에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비인기 진료과부터 전공의 부족으로 PA를 19명 채용했는데, 2016년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면서 36명, 2017년 50명으로 증원한 뒤 이후 현재까지 계속하여 증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특별법 시행으로 전공의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PA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간호사는 “의사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병원 현장에서는 경력 간호사를 PA로 파견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를 전담해서 케어하는 간호 현장에서는 경력 간호사가 없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PA들이 고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없으나 불법이란 말에 위축되기도 한다”며 “의사인력 부족으로 불법 의료행위가 만연한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는 “별도의 교육 체계도 없이 해당 임상과 경험 5년차 정도 간호사가 PA가 되어 의사 업무를 대행하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다른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B씨는 “의사만 접근할 수 있는 처방 프로그램에 전공의와 교수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간호사에게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주며 대리 처방을 내라고 강요한다”고 폭로했다.

B씨는 “신규 간호사가 입사하면 기본 간호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처방을 내는 방법을 교육하기도 한다”며 간호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불법 의료 행위를 후임자들에게 학습까지 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의료원 근무 중인 C간호사는 공공의료기관도 의사 부족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C씨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지만, 의사가 부족하여 코로나 확진 환자를 입원시켜놓고도 전문적인 치료를 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내 책임의료기관의 역할을 위해 심뇌혈관계나 호흡기계 등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의사수가 너무 적어 인건비 책정을 높여도 의사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C씨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소아과 의사가 없어 6개월 이상 과를 폐쇄한 상태”라며 “지방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의과대학 설립으로 의사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같은 증언을 바탕으로 의사 인력 확충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부와 여당간 ‘의대정원 확대 및 지역의사제도 추진’ 합의는 늦어지만 다행스러운 결정이라며 환영 뜻도 밝혔다.

나순자 위원장은 “문제의 종합적인 해결을 위해 공개적인 토론을 해야한다. 토론을 통해서 의사인력과 보건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환자와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며 정부, 의료계, 환자, 국민, 보건의료노동자 등 당사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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