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은 다 만들어놨는데”…새정부 공약에 ‘갈팡질팡’

내년부터 주식양도세 부과
폐지 공약 현실화 시기 미정
  • 등록 2022-03-25 오전 5:05:00

    수정 2022-03-25 오전 5:05:00

[이데일리 이지현 안혜신 기자] “시스템은 거의 다 만들어가는데 윤석열 당선인이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한다고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답답합니다.”

24일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내년부터 주식양도세 부과가 확정돼 증권사들은 이에 대한 시스템을 준비해왔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이 주식양도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현장은 혼란 상태다. 지난 2년간의 준비과정이 백지 상태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그런데 백지화 여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어 현장에서는 관련 시스템 구축을 멈출 수도, 계속할 수도 없는 상황에 빠진 것이다.

현행 세법상 비상장주식 거래 혹은 대주주의 주식 거래 시 주식 양도세(22%~32%)가 부과된다. 대주주 기준은 코스피 1%, 코스닥, 코넥스 2%, 비상장사 4% 또는 단일종목 기준 10억원 이상의 보유자에 해당한다. 2023년부터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법에 따르면 주식, 펀드,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의 합산 손익이 5000만원이 넘어갈 경우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20%(과세 대상 수익 3억원 이하)~25%(3억원 초과)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주식양도세 도입 반대급부로 현행 0.23%인 증권거래세를 0.15%로 낮추기로 했다.

그런데 새 정부 공약은 주식양도세 폐지 및 거래세 현행 유지가 핵심이다. 연말 양도세 회피를 위한 주식 대량 매도 패턴이 사라지면 개인투자자에게도 유리할 거라는 게 당선인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소득세법 시행을 9개월여 앞두고 폐지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 법은 2020년에 개정돼 3년 만에 적용할 예정이었다. 이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개정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모두 회계법인 등에 자문받아 바뀌는 주식양도세에 대비해 왔다”며 “시간이 임박한 상황에서 백지화한다고 하니 당황스럽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 현 정부 편들기라고 볼까 봐 어디 가서 말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장의 아우성은 금융투자협회로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관련 전산 개발을 위한 실무 질의서를 100여건이나 보냈지만 한 건도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당장 내년 도입이다 보니 시간이 많지 않은데 처음 하는 작업이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폐지를 전제로 해도 법이 바뀌기 전까지 준비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에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우리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라며 “정부와 채널을 열고 개선 사항을 명확하게 해달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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