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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는 꼬마빌딩 시장, 차별화 전략은

[돈이 보이는 창] 꼬마빌딩 투자 요령
금리 인상·임대료 제한에 거래 위축
리모델링·키 테넌트 유치 등으로 차별화해야
"골목 안쪽 꼬마빌딩 매수 지양해야"
  • 등록 2022-04-17 오전 9:21:18

    수정 2022-04-17 오후 9:11:49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건물을 내놓은 M씨는 아홉 달째 매수인을 못 찾고 있다. 공실도 없고 수익률도 주변 건물보다 높지만 좀처럼 건물을 사겠다는 사람이 안 나타나고 있다. M씨 건물과 길 하나를 두고 있는 다른 건물은 연식도, 규모도 비슷한데 내놓자마자 M씨가 부른 값보다 더 비싸게 팔린 걸 보면 속이 탄다. 같은 상권에서도 사소한 입지 차이와 관리 상태, 임차인 등에 따라 옥석이 갈리고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 있는 상가들. (사진=뉴시스)
“살 만한 건물이 없다” 변곡점 선 꼬마빌딩 시장

꼬마빌딩 시장이 변곡점에 섰다. 가격 피로감은 쌓이는데 매수세는 이전만 못 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나 키 테넌트(핵심 임차인 유치) 등으로 차별화하는 꼬마빌딩만이 시장에서 빛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1분기 서울에서 신고된 꼬마빌딩(연면적 1000㎡ 이하 상업·업무용 건물. 집합건물 제외) 매매는 482건이다. 3.3㎡당 평균 4433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1분기(3516만원)와 비교하면 1년 새 시세가 20% 넘게 올랐다.

가격만 보면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거래량은 다르다. 1년 전(881건) 거래량의 절반 남짓 수준으로 시장이 위축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꼬마빌딩 시장이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시장 여건은 이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매수세는 힘을 잃는데 수익률은 떨어져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수 수요는 여전하지만 살 만한 물건이 없다”며 “금리는 오르는데 경제 여건상 임대료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동 빅밸류 리서치팀장도 “시장에 값비싼 물건밖에 안 남았다”며 “대출 이자에 관리비 등을 더하면 임대료로 수익을 맞추기 쉽지 않다”고 했다. 저금리에 대출을 끼고 매입한 후 임대료를 받으며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꼬마빌딩 매력이 이젠 빛바랬다는 뜻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리모델링으로 건물 가치 오르면 이자 상쇄할 수 있어”

매입 후 건물 가치가 오르길 마냥 기다리는 대신 건물주 스스로 건물 가치를 올려야 하는 각자도생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모델링은 건물 가치를 올리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이다. 연식은 비슷하지만 관리가 되지 않은 건물보다 값도 후하게 받을 수 있을뿐더러 임차인을 모으거나 임대료 협상을 할 때도 유리하다. 김주환 원빌딩 대표는 “금리가 올라가고 있지만 리모델링을 해서 임대료를 올리면 늘어난 이자를 상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 상권에선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을 리모델링, 용도 변경하는 투자 방식도 유행하고 있다. 2018년 K씨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연면적 150㎡짜리 3층짜리 빌라를 11억원에 샀는데 지난해 20억원에 되팔았다. 3년도 안 되는 사이 시세 차익으로 약 9억원을 벌었다. 그 사이 K씨가 빌라를 근린생활시설로 바꿔 카페와 식당 등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건물에선 월세도 층당 100만원 넘게 나온다.

다만 어느 건물이나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도 있고 구조나 지목 등에 따라 리모델링이 불가능한 건물도 있다. 이런 낭패를 피하려면 꼬마빌딩 매입에 앞서 토지·건축물 대장이나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콧대 높은 임차인 모시기도 과제

키 테넌트를 유치하는 것도 건물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콧대는 높지만 이런 임차인을 모셔오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건 물론 건물을 팔 때도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

건물주 사이에선 스타벅스가 키 테넌트 가운데서도 첫손에 꼽힌다.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서도 집객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입지 등 건물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통용될 정도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회사인 건물닷컴 유진 대표는 “스타벅스 같은 경우 안정적인 임대료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상징성도 크다. 스타벅스가 퇴점한 후에도 다음 임차인을 유치하기도 수월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여러 층 공실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데다 인테리어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유 오피스도 건물주 사이에서 인기가 좋아졌다.

반면 은행은 찬밥 신세가 됐다. 유진 대표는 “평일 낮에만 영업하는 은행은 집객 효과가 떨어지다보니 건물 가치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로 변에서 건물 보여야...사대문 안·2호선 라인 추천”

상권도 꼬마빌딩 투자에서 무시 못할 요인이다. 큰 틀에서 건물 가격은 건물 자체 가치보다는 그 건물이 서 있는 토지 가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주환 대표는 “오피스 상권은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대학가 상권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가 등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상권에 투자한다면 가급적이면 너무 골목 안쪽 건물 매수는 지양하고 역세권 위주로 매수할 것을 추천하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도 “부동산은 교통이 기본이다. 지하철역에서 10분 이내에 건물이 있어야 하고 대로변에서 봤을 때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며 “강남이 너무 비싸다면 사대문 안이나 2호선 라인을 추천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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