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시장 격변기, 매력적인 해외 부동산 리츠에 주목”

[자본시장 핵인싸] 박창섭 NH투자증권 실물자산투자본부 대표
남다른 안목 갖춘 투자 전문가
코로나19 뚫고 대형 딜 잇따라 성사
해외 핵심 상업용 부동산 담은 리츠에 집중할 때
급증한 블라인드펀드, ‘호텔’ 담기에 집중
  • 등록 2022-05-17 오전 5:30:00

    수정 2022-05-17 오전 5:30:00

[이데일리 지영의 박정수 조해영 기자] 투자금융(IB) 사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넉넉한 투자금이 아닌 안목이다. 시장 성장 흐름과 맞지 않는 투자처를 고르면 고액을 쥐고 있었더라도 한순간에 빈손이 될 수 있다. 반면 시장 흐름과 자산가치를 제대로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투자가들은 동전을 투자하고도 천금을 얻어낸다.

NH투자증권 실물자산투자본부 박창섭 대표는 남다른 투자 안목으로 IB 업계에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유망한 투자 자산을 골라 가치를 높이는(밸류애드) 전략을 제대로 구사한다. 하버드 유학파인 박 대표는 부동산 설계 전문 지식을 두텁게 갖추고 투자업계에 입문했다. 론스타어드바이저스를 비롯, 유력 글로벌 투자사들을 거쳐 지난 2008년 NH투자증권에 합류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박창섭 NH투자증권 실물자산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현재 서울 역삼동에 자리한 강남파이낸스 빌딩(구 스타타워)은 박 대표의 업력 초기 작품 중 하나다. 연면적만 21만2563m²(6만4300평)에 달하는 거대한 오피스 빌딩이었던 스타타워는 호텔로 전환을 준비하던 중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론스타가 매입했을 당시 빌딩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조 작업이 필요했다.

박 본부장은 “당시 그 스타타워 개조 프로젝트를 맡아서 해보고 싶어서 론스타에 입사했다”고 회고했다.

그가 참여해 다시 오피스로 혁신 작업을 거친 스타타워는 벤츠코리아, 롤렉스코리아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이름을 날리는 회사들이 줄지어 자리 잡는 코어 빌딩으로 재탄생했다.

NH투자증권에 합류한 이후 대표적인 딜은 지난 2014년 시티센터타워(구 쌍용양회타워) PF 건이다. NH투자증권은 쌍용양회타워 프로젝트에서 신용 보증만 걸고도 200억대 이익을 남겼다. 회사 내 IB사업부 연간 수익이 800억~1000억대에 그치던 시절이었다.

박 대표는 “당시 리먼 사태 이후 부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딜을 하자고 회사를 설득하기가 쉽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리모델링 촉진지구로 1100% 인센티브가 나오는 딜이라 이건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당시 IB부문 대표였던 정영채 사장은 쌍용양회 PF 성과를 보고 가능성을 알아봤다. 사업 이해도가 남다른 정 사장이 즉각 부동산금융 분야에 힘을 실었고, 해당 부문 강화는 NH투자증권이 IB 명가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단일 증권사가 주관한 PF 중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대 파크원 사업을 주관하는 눈부신 성과로도 이어졌다.

전문가 ‘진심’이 담긴 딜은 통했다…코로나19 뚫은 딜 발굴 역량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업계에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는 상황. 박 대표가 이끄는 실물자산투자본부는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도 유력 딜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대표적인 건이 런던 마블아치 플레이스다. 이 딜은 외국계 위주 ‘그들만의 리그’를 뚫어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영국 런던의 웨스트앤드는 현지에서도 핵심지역으로 그동안 국내 투자업계가 들어가기 쉽지 않은 곳으로 꼽혀왔다. 외국계 운용사와 전략적으로 파트너십을 형성한 점이 제대로 통해 성사로 이어졌다. 마블 아치 플레이스는 연면적 1만3718㎡(약 3986평)의 상가건물이다. NH투자증권은 인수대금 약 4500억원에 계약했다. 국부펀드 등 우량 임차인들이 빠르게 차면서 건물 가치가 크게 뛰어 높은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박 대표는 “파크원 등 조 단위 딜을 해낸 이력이 이번 딜 성사에 큰 도움이 됐다”며 “밸류애드 가격에 샀는데 딜 마무리 할 때 이미 임차가 다 차서 코어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웨스트앤드 건물 외에도 최근까지 낸 투자 성과가 여럿이다. 워싱턴 DC 핵심 상업지구인 이스트엔드 권역 소재 오피스를 인수해냈다. 연방정부 검찰청과 주정부 검찰청이 14년여간 전체를 임차해 쓰기로 되어있는 건물이다. 이 임차건으로 7년간 현금투자수익률(CoC 7.11%), 내부수익률(IRR) 8.12%대를 누리게 됐다. 고양삼송 데이터센터 브릿지대출을 맡아 수익증권 및 브릿지론 등 총 1305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만기 보유분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대출 전액을 재매각(셀다운)하는 성과도 있었다.

이밖에 강원도 내 최대규모인 강릉 모노그램 복합숙박시설 개발사업에도 PF 3600억원을 조달했고, 최근 미국 소재 유망한 물류센터를 담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증자에 1600억대 규모 자금 투자도 단행한 상태다.

박 대표는 “고객에게 자신 있게 투자처로 제시하려면, 내가 돈이 있으면 투자할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잘 아는 건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며 “딜을 정확히 알기 위해 디테일을 보고 전체를 다시 보는 줌인·줌아웃을 거듭한다”고 말했다.

그가 투자처 선택과 고객 앞에 보이는 ‘진심’이 위기 속에서도 유력 딜을 여럿 성사시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 느껴졌다. 박 대표는 회사 후배들에게 늘 ‘꽃은 대로에 피지 않는다. 꽃길은 뒷길에 있다’는 말을 강조한다. 시장 트렌드를 보면서도 남들이 보지 못하고 있는 분야까지 넓게 봐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

시장 격변기, 투자자 피난처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담은 ‘리츠’

박 대표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옥석 가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안정적이고 높은 임차 수익이 보장된 자산을 골라 리츠(REITs,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에 담기 위해서다. 전쟁이 터지고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 올해는 시장이 안갯속인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안정적인 변동성 헤지 대안인 리츠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 수요가 몰려 올해는 리츠 시장 계속 좋을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도 그쪽으로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 부동산은 가격이 너무 높아진 상태다. 투자자들이 리츠에 기대하는 배당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중 빠른 회복과 반등이 예상되는 분야로는 호텔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위축됐던 호텔은 최근 객실 요금 인상과 점유율 회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미 미국 호텔들은 시장이 다시 돌아오는 추세라는 걸 확신하고 수익 강화를 위해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리스크 감수를 원치 않는 투자자들에게 맞추기 위해 신중하게 보고 있지만, 공격적인 해외 블라인드 펀드들은 이미 빠르게 호텔을 사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