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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베트남 축구와 동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쌀딩크’ 박항서(66)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향후 거취에 대한 생각을 직접 밝혔다.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준우승을 끝으로 베트남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온 박항서 감독은 17일 국내 취재진과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우승을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별의 아픔은 있지만 (감독직 사퇴는)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 “나도 마음의 정리를 한 뒤 새로운 길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는 나보다 훌륭한 후배들이 더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 현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다”며 “베트남에서도 이제 막 대표팀 감독에서 내려왔는데 다시 감독을 맡는 것인 보기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는 한 가지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지 못하는 편이다”며 “이제 끝났으니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할지는 고민해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축구인 만큼 축구에 종사할 것이라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유소년 축구와 관련된 계획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내 역량으로 유소년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몸을 낮춘 뒤 “베트남에선 유소년 축구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 잠시 생각한 적이 있다. 구체적인 제안도 있어 고민 중이다”고도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대한축구협회나 K리그 구단 행정가 역할에 대해서도 박항서 감독은 선을 그었다. 그는 “국내에선 협회나 연맹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난 행정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며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지원하는 일이라면 도움을 줄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대회는 경험이 중요하다. 카타르 대표팀이 그 사실을 잘 보여줬다”면서 “내가 많이 부족하지만 만약 그런 팀이 나를 불러준다면 생각해볼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과연 누가 나를 불러주겠는가”라며 겸손하게 스스로를 낮춘 뒤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