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츠컵 유치 성공, 박삼구 회장의 마지막 선물

  • 등록 2011-11-17 오전 11:31:12

    수정 2011-11-17 오전 11:31:12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지난 16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인 티모시 핀첨이 "유럽을 제외한 세계 연합팀과 미국 간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2015년에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프레지던츠컵은 전 세계 160개 나라 5억 명 이상이 TV를 통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회로 미국팀과 유럽팀의 대결인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최고의 골프 축제로 명성을 얻고 있다.

프레지던츠컵의 국내 유치가 성사된 배경에는 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박삼구 회장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06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참관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 때 티모시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를 만나 프레지던츠컵 개최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한국 남자골프는 최경주를 제외하고는 특출난 선수가 없었던 '개발도상국' 수준이라 PGA투어 사무국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회장은 개최 의사 표명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이뤄냈다고 여겼다. 그리고 2015년 대회 유치를 위해 즉각 KPGA 사무국에 필요한 자료 조사를 지시했다.

그 후 박 회장의 물밑 작업은 본격화됐다. PGA투어 사무국 및 IMG 등과의 교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청와대 비서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회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국내에서의 공감대는 이뤄졌다. PGA투어 사무국을 설득하는 일만 남았다. 박 회장은 2009년 11월 내한한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 일행을 만나 2015년 프레지던츠컵의 한국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남아공과 아르헨티나, 일본, 중국 등이 먼저 개최 의사를 표명한 상황이라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핀첨 커미셔너 입장에서 한국은 유치 희망국가 중의 한 곳 정도로 생각할 뿐이었다.

이 때 나선 이가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다. 류 회장은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등과의 각별한 사이였고, PGA투어 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터웠다. 구원투수로 나선 류 회장은 PGA관계자들에게 국내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일일이 소개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탰다.

결국 두 사람의 노력으로 2015년 개최에 성공했다. 특히 박삼구 회장은 KPGA 회장 임기를 한달 여 남겨 놓은 상태에서 자신의 최대 업적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프레지던츠컵 국내 유치를 확정지음으로써 국내 골프계에 큰 획을 긋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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