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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은 지난달 22일 개봉된 ‘수상한 그녀’의 히로인이다. 3일 현재 392만 57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400만 돌파는 확실하고, 이번 주말까지 500만 돌파가 무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은 나문희의 ‘어려져 버린 시절’을 연기했다.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관을 찾은 70대 할머니 오말순이 별안간에 20대로 돌아간 좌충우돌 속에서 훈훈한 감동이 배어나왔다. 스무 살의 몸에 칠순의 멘탈이 녹아든 오두리는 심은경의 연기로 빛을 발했다. 나문희의 일거수일투족을 연기하는 일은 듣기만 해도 쉽지 않아보인다. 그럼에도 심은경은 데뷔 10년 동안 현장에서 쌓은 놀라운 관찰력으로 나문희의 감성을 잡아냈다. 걸음걸이부터 말투까지 나문희의 모든 것을 간파하려는 노력 덕이다.
“나문희 선생님을 연기해야 한다는 건 정말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박인환 선생님과의 호흡도 너무 기대가 됐고, 성동일 선생님과 보여줄 마지막 장면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굉장히 마음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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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은 영화가 개봉하기 전부터 ‘수상한 그녀’의 흥행 성공을 직감하기도 했다. 어떤 배우가 자신의 출연작을 “잘 안 될 것 같다”고 말할리 있겠냐만, 심은경의 목소리엔 보다 현실적인 확신이 들어있었다.
“우리 영화가, 내 스스로도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영화가 나온 것도 오래만인 것 같다. 아주 대단한 뭔가를 느낀 건 아니다. 다만 영화를 다보고,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면 ‘수상한 그녀’가 관객과 통하는 데 충분한 힘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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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연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을 때 유학을 떠나게 됐다. 처음 내가 모든 걸 결정하고, 나의 일상에 나만 있는 시간을 보낸 거였다. 내가 다시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기대에 미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많았을 때, ‘수상한 그녀’를 만났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땐, 내 비중이 너무 커서 부담이 됐다. 할머니 연기도, 인생의 경험과 연륜이 묻어나야 할 수 있는 건데 막연한 걱정이 밀려왔다.”
“예민하실 것 같았다. 배우들에게 요구할 것도 많으실 것 같았다.(웃음) 작업할 수록 ‘수상한 그녀’와 같은 코미디와 더욱 잘 어울리는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친구’로 지내고 있다. 스무 살, 나의 첫 성인 연기를 지켜봐준 분이다. 특별한 분이고, 믿고 의지가 됐다. 내 생각을 많이 존중해주셨고, 덕분에 할머니 연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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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가 조금 늦은 사춘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땐 이 시련을 이겨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수상한 그녀’를 찍고난 뒤, 나를 돌아봤을 때 그 성장통이 얼마나 의미있었는지 알게 됐다. 아직 난 ‘초짜’고, ‘신인 성인배우’에 불과하다. 모르는 게 천지다. 욕심은 부리지 않을 거다. 평생 연기를 하는 게 꿈인데, 정상에 너무 빨리 오르고 싶지 않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연기를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