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영학 사건에 직격탄…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21일 35도, 예년 10도 낮고 목표액 대비 3분의 1 수준 불과
모금 사용처 홈페이지 공개 등 기부자 신뢰 확보 안간힘
  • 등록 2017-12-22 오전 5:00:00

    수정 2017-12-22 오전 5:00:00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이 지난 19일 31도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아무리 좋은 의도로 기부금을 내려고 해도 진정 불우한 이들에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네요”

국내 기관을 통해 3년째 해외 아동에 1대 1 후원을 해온 이모(54)씨는 최근 후원을 계속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매달 3만원 씩 기부해 왔지만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원을 유용한 ‘새희망씨앗’ 사건,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챙긴 이영학 사건 등을 보면서 회의가 든 탓이다.

잇단 악재에 연말 연시를 데우던 기부의 손길이 줄어들면서 기부단체들이 발을 구르고 있다. 1년 넘게 현재 진행형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사랑의 온도탑’은 이날 현재 35도를 기록 중이다. 온도탑은 목표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오른다. 이번 캠페인 기간 목표액은 내년 1월 31일까지 3994억원이며 한달 정도 지난 현재 1396억원이 모였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매년 이맘 때면 40도 이상은 됐다”며 “올해는 유독 기부가 줄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2015년에는 모금 개시 후 같은 기간 사랑의 온도탑은 44.3도(목표액 3268억원 중 1447억원), 2016년에는 46.4도(목표액 3430억원 중 15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캠페인 때는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기부 손길이 크게 줄어든 탓에 18.8도(목표액 3588억원 중 675억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평년 기준으로 보면 200억~300억원 가량 모금액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아너 소사이어티’ 역시 2007년 창설 이후 처음으로 신입회원 증가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부단체들은 이영학 사건 등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이 기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까봐 걱정이 많다. 이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모금한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공개하는 등 기부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길거리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시작한 구세군 관계자는 “‘이영학 사건’을 비롯한 여러 사태들로 인해 기부 문화가 뒷걸음질 칠까 우려된다”며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이나 홈페이지에 모금 사용처를 전부 공개하는 등 투명한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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