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감자 주의보]"현금이 필요해"… 땅·건물 팔자 두 배 급증

올해 유형자산 양도·처분공시 38건, 지난해 같은 기간 2배
땅·건물 팔겠다는 기업 중 절반, 1년 사이 현금흐름 나빠져
무상감자보다는 낫지만 주주들 기업가치 우려 깊어져
  • 등록 2019-07-23 오전 5:13:00

    수정 2019-07-23 오전 5:13: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토지나 건물 등 유형자산 매각에 나서는 상장사도 늘고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경영실패의 책임을 떠넘기는 무상감자보다는 낫지만, 경기둔화 직격탄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유형자산을 팔겠다고 밝힌 회사 수는 총 38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개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43개사를 기록했던 지난 2016년을 제외하면 5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올해 유형자산을 팔겠다고 공시한 기업들의 3분의 2인 26개사는 현금을 확보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는전년 같은 기간 18개사에 비해 44%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영업 실적은 저조했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8개사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은 17.3% 감소했고 이중 22개사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줄거나 오히려 유출됐다. 특히 17개사는 영업을 해도 오히려 돈이 빠져나갔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 생산, 판매 등의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가 됐다는 것은 영업을 해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기업별로 보면 전자제품 부품인 커넥터를 제조하는 씨엔플러스(115530)는 2017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억원대를 기록했지만 2018년에는 35억원 가량 유출됐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씨엔플러스는 지난 2월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산총액의 27%에 달하는 122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적자가 발생,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다음달까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삼성제약(001360), 엔케이(085310), 매직마이크로(127160) 등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토니모리(214420), 현진소재(053660), 골드퍼시픽(038530), 피앤텔(054340) 등의 경우 영업활동 현금흐름 유출 규모가 1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 역시 유형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토니모리(214420)의 경우 총자산의 12%에 해당하는 천안물류센터를 팔기로 하면서 양도 목적을 해외시장 개척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시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으면 결국 보유 중인 부동산을 파는 수밖에 없다”며 “올해 들어 경기가 좋지 않아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판단이 드는 기업들이 있을 텐데 대기업 매출 등에 의존적인 사업구조 특성상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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