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꼭 착용하세요"…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장

공연 취소 결정 어려운 민간 예술단체
위기경보 '심각' 격상에 안전대비 강화
관객들, 마스크 벗지 않고 공연 관람해
"문화예술 시설 기피 경향 심화하지 않길"
  • 등록 2020-02-27 오전 12:30:00

    수정 2020-02-27 오전 12: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 관람 중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지난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시작 전 하우스 매니저들의 안내 멘트는 평소와 달랐다.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 처음 열린 이날 공연에서 하우스 매니저들은 관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뮤지컬 ‘마리 퀴리’에서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커튼콜에 나선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사진=장병호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공립 공연장 및 예술단체들의 공연 중단이 잇따르고 있지만 민간 공연장과 예술단체들은 소속인원들의 생계와 직결된 터라 예정된 공연을 선뜻 취소하기 힘들다. 때문에 관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면서 공연을 지속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리 퀴리’ 제작사 라이브는 이날 공연부터 모든 관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코로나19의 심각성이 드러난 만큼 관객들도 하나같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공연장에 입장했다. 숨이 막힐 법한데도 관객들은 공연 시작 후에도 모두 마스크를 벗지 않은 채 공연에 집중했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레베카’의 관객들도 이날 대부분 마스크를 썼다. 이날 공연은 ‘레베카’의 흥행 주역인 배우 옥주현이 출연하는 회차로 극장 로비는 여느 때처럼 관객들로 붐볐다. ‘마리 퀴리’도 객석의 3분의 2는 관객들이 자리를 채웠다.

공연제작사가 느끼는 체감은 달랐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제작사들이 수수료 없이 예매 취소를 하면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라이브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예매 티켓 취소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관객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배우, 스태프들에게는 공연이 생계인 만큼 선뜻 취소를 결정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것은 관객만이 아니다.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 스태프들도 위험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배우, 스태프들의 안전을 위해 백스테이지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대기실에서도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해 대학로 소극장 131개소와 박물관, 공연장 등 시 문화시설 71개소의 방역 소독을 매주 1회 실시한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대학로 소극장 연극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극장의 경우 관객들이 밀접하게 붙어 앉아야 하는 좁은 공간 특성상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0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의 공연팀은 논의 끝에 예정된 공연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주 1회 극장 전체 방역과 매일 극장 소독을 진행하기로 했다. 배우, 스태프는 물론 관객들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 안전 대비를 하고 있다.

공연을 기획한 플레이포라이프 관계자는 “작은 공연의 경우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비할 담당자가 따로 없다 보니 수소문해서 찾는 것이 쉽지 않다”며 “지원금을 받은 극단이라면 공연을 취소해도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연을 올리는 극단은 아무래도 공연 취소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공연계 여파는 매출 현황에서 드러나고 있다. 25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24일까지 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 등의 공연 매출액은 184억249만원으로 전월 동기(322억4228만원)에 비해 4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2015년 메르스 사태보다 더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아직은 공연장에서의 관람 예의와 청결 관리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서 더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문화예술 시설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심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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