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M&A]솔루스에 건설까지…계열사 매각 속도내는 두산

지난달 클럽모우CC 1850억 매각 신호탄
두산솔루스·두산건설 연달아 매각 '물꼬'
유상증자 더해지면 자구안 이행 8부능선
유동성 아직 부족…추가 매각 이어질 것
  • 등록 2020-07-11 오전 5:22:50

    수정 2020-07-11 오전 5:22:5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지부진하던 두산(000150)그룹의 자산 유동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그룹 계열사와 부동산 자산 매각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채권단이 요구한 3조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 중구에 자리한 두산타워 전경(사진=연합뉴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 8일 두산솔루스(336370)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 지분은 두산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 전량인 61.34%로 매각 금액은 약 7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협상 과정에서 지분 비율과 이에 따른 가격 조정 여지는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에 쓰는 배터리 소재인 동박(銅箔)을 만드는 곳이다.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로 얇은 동박은 배터리 안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 역할을 하고 열을 방출한다. 헝가리와 룩셈부르크 등 유럽에 공장을 두고 있는 점도 매력 요소로 꼽혀왔다. 지난해 매출액 2633억원에 영업이익 382억원을 기록했다.

두산그룹과 스카이레이크 측은 지난 4월 두산솔루스 매각을 두고 협상을 벌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두산그룹은 공개매각으로 선회해 대기업들을 상대로 매각에 나섰다. 더 많은 매각금액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결정이었다.

두산 측 생각과 달리 공개 매각소식에 주가가 계속 오르고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예비입찰에 나설 것으로 점쳤던 대기업 계열 전략적투자자(SI)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했다.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자 첫 협상 대상자였던 스카이레이크와 협상을 재차 진행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첫 협상이 틀어졌을 때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 ‘결국 우리에게 재차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판단에 매각전을 꾸준히 지켜보다 협상 기회를 잡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울 중구에 자리한 두산타워 전경(사진=연합뉴스)
이튿날인 9일에는 두산이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유명한 대우산업개발에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두산건설 매각가격이 3000억~4000억원 안팎에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 매각 작업에 첫 시동이 걸린 것은 지난달 28일 강원도 홍천 소재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하면서부터다. 골프장 매각 열흘여 만에 두산솔루스와 두산건설까지 연달아 매각 물꼬를 틔우는 모습이다.

서울 동대문에 있는 두산타워도 마스턴 자산운용과 매각을 두고 협상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는 8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이후 실사를 위한 가상데이터룸(VDR)을 개방한 두산모트롤BG와 두산건설 사옥(매각가 3000억원 추정)이 차기 매각 자산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나열한 자산들이 예상가에 모두 매각작업을 마무리하면 총 거래액(두산모트롤BG 제외)은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달 11일 그룹 임직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두산중공업이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의 요구안을 얼추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셈이다.

그러나 단순 매각 규모가 아닌 실제 유동성 기준으로 보면 자금이 아직 부족해 추가 매각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타워의 경우 차입금(약 4000억원)이 많아 건물을 팔아도 손에 쥘 현금이 2000억원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다른 자산에 대한 추가 매각 작업에 대한 검토는 계속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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