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대선 캠페인 잘못해 질 뻔…아무도 반성 안 해"[만났습니다]②

"6월 지방선거, 대선 반성 없으면 패할 것"
2030 성별 갈라치기 지적…"오히려 표 버렸다"
'여가부 폐지'에 "힘없는 사람 누르면 국민은 동정"
  • 등록 2022-03-23 오전 7:01:00

    수정 2022-03-23 오전 7:01:00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대선이 끝난 지 열흘이 훨씬 지났는데도 국민의힘에서 자성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 (사진=이데일리DB)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0.73%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둘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천착했다.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단계라고 보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은 “누구든 대선에서 이기면 다음 선거는 낙승으로 간다지만, 질 뻔한 선거를 어렵게 이기고 스스로 반성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를 또 진다”며 “내부에서 ‘왜 지도부가 말이 없느냐’고 말하는 사람조차 없다는 게 참 걱정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는 ‘2030 성별 갈라치기’를 최대의 오판 지점으로 봤다. ‘이대남’이 상대적으로 조직화 된 세력이라는 건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그걸 공개적으로 언급한 게 오히려 ‘이대녀’의 결집이란 반작용을 불렀다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이대남은 유권자고 이대녀는 유권자가 아니냐. 논리적으로도 아주 바보 같은 짓이고, 정치에서 지녀야 할 가치에서도 틀렸다”고 꼬집었다.

특히 `형수 욕설``여배우 스캔들` 등 여성 관련 이슈가 있던 상대당 후보가 `보복 투표`의 수혜를 받았다는 점을 뼈아픈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정상적인 2030 여성들이라면 표를 주기 쉽지 않은데, 여기서만 20%정도 졌다”면서 “선거에서는 그야말로 한 표라도 당겨와야 하는 건데 캠페인을 엉터리로 하면서 오히려 표를 버렸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슈가 되지 않은 걸 이슈로 만들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전 의장은 “만약 ‘검찰 권력 박탈’ 등의 공약으로 제일 힘 있는 사람에게서 뭔가를 빼앗아 내겠다고 하면 박수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힘 없는 사람을 누른다면 국민은 동정하게 돼 있는 게 자연스러운 심리”라고 설명했다.

야권 단일화 선언 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대표를 전면으로 내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 효과를 축소하려는 전략을 취하면서 역풍을 맞았다는 주장이다.

김 전 의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다. 선거 패배 책임을 안고 물러난 뒤 사실상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선거 결과를 가볍게 보고 그 깊은 의미를 내재화 하지 못하는 정당이나 사람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조언은 자신의 반성문에서 비롯된 셈이다.

6·1 지방선거가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 당 지도부의 철저한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김 전 의장은 “대선 결과는 윤석열 당선인이 고군분투해 쌓아 올린 것이고, 이제 `빨간 후드`를 입고 사진 찍을 사람 오라는 말에 국민은 속지 않는다”며 “최소 10% 이긴다고 했는데 왜 1%도 못 이겼는가에 대한 처절한 반성에서 모든 걸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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