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우영우]①"예술 향한 열정 앞에 장애 없다"…장애예술인 활약

청와대 첫 전시 '장애 예술인 특별전시회'
대통령 집무실에도 장애 예술인 그림이
"미디어·정부 관심, 장애 예술 활동 물꼬 트여"
문체부 '장애예술인 지원 기본계획' 수립
  • 등록 2022-08-12 오전 5:30:00

    수정 2022-08-12 오전 9:31:21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최근 미디어의 인기와 정부의 관심이 맞물리면서 장애 예술가들의 활동에 물꼬가 트였다. 그 어느 때보다 장애 예술인들이 조명을 받고 있고, 특히 미술 분야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배은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상임대표)

미술 분야 장애 예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좀처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의 활동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의 인기와 윤석열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날개를 단 모양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발달장애 작가들의 그림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이들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윤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김현우 작가의 ‘퍼시잭슨, 수학드로잉’이 걸려 있고, 집무실 테이블에는 발달장애 화가인 강예진 작가의 ‘엄마 좋아’가 놓여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단독회담을 마친 뒤 김 작가의 그림을 함께 감상하기도 했다.

74년 만에 국민에 개방한 청와대에서 열리는 첫 전시가 ‘장애예술인 미술 특별전시회’라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최근 윤 정부가 청와대 일부를 ‘근·현대미술 전시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춘추관에서 이달 말부터 ‘2022 장애인문화예술축제’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누구나 차별과 배제 없이 예술적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장애 예술이 다양성과 가능성의 예술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사각지대가 없는 지원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김현우 작가가 ‘수학드로잉’ 작품 시리즈를 작업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1).
대통령도 관심 가진 미술계 우영우들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이 이뤄지는 용산 대통령실 1층 로비에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작품 15점이 걸려 있다.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 Ⅱ’, 이다래 작가의 ‘숲속의 어느날 1, 2’ 등이다. 국민적 관심을 받는 장소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그림이 걸린 직후 작품명과 작가 이름을 확인하며 차례로 그림을 감상했다. 이다래 작가의 그림에 대해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장애인 전시회에서 본 그림”이라고 언급하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전시에 대해 “‘장애인 예술가들이 소외되지 않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문화예술축제’(8월 31~다음달 중순까지)에서는 김현우 작가를 비롯해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했던 정은혜 작가 등 장애예술인 작품 50점을 선보인다.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조직위원장을 맡은 배은주 상임대표는 “장애인 작가들이 최근에 더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특히 윤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장애인 지원 정책을 내세우면서 장애 예술가들이 자부심을 갖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발간한 ‘2021 장애예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연구’에 따르면 예술인 복지재단에 등록된 장애 예술인 1781명 중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예술인은 557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등록 장애예술인의 31.3%로 문학이나 음악, 연극 등의 분야보다 월등히 높았다.

발달장애인 강예진 작가의 ‘엄마 좋아’(사진=발달장애예술인 초대특별전 2022 홈페이지).
“장애 예술에도 1%룰 적용을”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장애인 정책과 관련해 ‘장애인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한 차별없는 사회 실현’을 내걸었다. 수요자 맞춤형 통합지원을 강화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권익을 증진시킨다는 게 목표다.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최근 업무보고에서 장애 예술인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국 문화시설의 장애인 이용 접근성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며 ‘장애인 표준공연장, 전시장’ 조성 등을 포함하는 ‘장애예술인 지원 기본계획’도 최초로 수립했다.

또한 장애예술인의 작품 구매에 1%룰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은 각종 물품 구매액의 1% 이상을 중증장애인 생산품으로 우선 구매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장애 예술인들이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예술분야에도 1%룰을 적용할 것”이라며 “문체부 산하 기관들부터 장애 예술인들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문화 예산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100억원에서 ‘장애예술인 표준공연장’ 시설비 마련을 위해 지난해 207억원 수준으로 올렸다. 올해 예산은 226억원이다. 문체부 전체 예산이 7조 396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0.3% 수준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이 관계자는 “장애 예술은 앞으로 더 신경을 써야 하는 분야”라며 “장애 예술가들의 활동 지원을 위해 예산도 더 많이 확보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예술인의 예술분야별 현황(사진=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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