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중립' 중국 최대 LNG 저장기지 가동…"韓기술 의존 여전"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중국해양석유총공사
옌청 LNG 기지 2조원 투자 1기 프로젝트 완공
3km 수송관 타고 액화상태로 저장 연간 600톤
"6000만그루 나무 심은 효과…탄소중립 속도"
  • 등록 2022-10-22 오전 7:00:00

    수정 2022-10-22 오전 8:29:54

[옌청(장쑤성)=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장쑤성 옌청시 중심에서 140km가량 떨어진 황해(서해)안. 늦여름 태풍이 지나가고 강한 바람이 불던 옌청시 해안가에서는 파란색으로 벽을 칠한 중국 최대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가 보였다. 중국 국영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의 LNG 저장기지는 지난달 26일 카타르에서 온 LNG수송 선박을 맞으면서 첫 가동을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 공산당 20기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16일 개막)를 앞두고 인프라건설에 있어 신기록을 세우는 중대한 프로젝트”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26일 옌천에 위치한 CNOO의 LNG 기지에 카타르에서 온 선박이 정착해 있다. 사진=CNOOC
중국 국산화 96%…韓과 경쟁하면서도 부품 의존

현장에서 만난 쉬빈 장쑤CNOOC 부서기(부총재)는 “LNG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청정 녹색 에너지”라며 “이곳은 LNG 저장, 유통 인프라, 수송 등 기능 뿐 아니라 냉난방 에너지 발전, 수소추출 등 기능을 갖춘 녹색 청정에너지 허브”라고 설명했다. 중국 최대 규모의 LNG 비축기지의 이름은 ‘녹색 에너지 항구(綠能港·뤼넝강)’로 발음의 앞글자를 따 같은 LNG로 불린다. CNOOC는 130억위안(약 2조6200억원)을 투자해 현재 1기 프로젝트 가운데 22만㎘ 급의 저장탱크 4기를 최근 완공했고 27만㎘급 6기를 내년에 추가로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은 2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그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당초 설립 계획을 세웠을 때 세계 최대 규모의 저장탱크가 한국에 있는 20만㎘급이라고 해서 그보다 더 큰 22㎘ 급으로 설계를 했다는 후문이 있다”며 “그런데 그사이 한국이 더 큰 27㎘ 급 저장탱크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우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17년 강원도 삼척에 있는 LNG 생산기지에 27㎘ 급 저장탱크 3기를 세계 최초로 준공(한양, 한화건설 등 컨소시엄)했고 당진 LNG기지에 27㎘ 급 저장탱크 4기(두산중공업)를 2025년 완공할 예정이다. 만약 내년 이곳에 27만㎘급 6기가 만들어지면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중국 CNOOC의 저장탱크. 친환경 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탱크 벽면을 파란색 띠로 칠하고 돌고래 등을 그려넣었다. 빨간 현수막에는 환경보호와 관련된 문구가 보인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중국CNOOC가 한국과 경쟁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은 한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국은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LNG 저장탱크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CNOOC는 부품을 96% 이상 중국 국산화해 1억700만위안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여전히 한국, 독일 등에서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中, 탄소중립에 천연가스 활용

아파트 12층 높이(60m)의 저장탱크로 올라가는 길은 꽤 길게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를 1분 가량을 올라가자 넓은 바다 끝에 위치한 선착장으로부터 꾸불꾸불한 뱀처럼 이어진 수송관들이 보였다. LNG는 선박에서 이 3km 길이의 관을 타고 영하 162도의 액화상태로 이곳 탱크에 저장되는 것이다. 선박에서 탱그로 이동하는 과정 만해도 4~5일이 걸린다.

LNG는 천연가스를 냉각해 액화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600분의 1로 압축한 것으로 이를 기체로 바꾸면 어마어마한 양의 천연가스가 된다. 쉬 부서기는 “이곳 저장기지에서 10기 탱크가 모두 완성되면 연간 LNG 처리능력은 600만톤에 달하고 이는 천연가스로 환산하면 85억㎥로 전체 장쑤성이 28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강조했다. 이 곳에 저장된 LNG는 주변 500km 인근 중국 최대 경제권인 창장(장강)삼각주(상하이·난징·항저우)로 보급돼 가정용·공업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CNOOC 저장탱크의 옥상 모습. 수송관이 복잡하게 이어져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쉬 부서기는 “또한 이는 화석 에너지에 비해 이산화탄소 2850톤, 이산화황 23만2500톤을 줄일 수 있어 나무 6000만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면서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배출이 정점을 찍고 2026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천연가스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연료·에너지 구조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8.9%에서 2030년까지 두배 수준인 15%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천연가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국 내에서 더욱 주목받는 에너지가 되고 있다. 중국이 값이 저렴해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거 구매하고 있어서다. 쉬 부서기는 “이곳으로 오는 LNG는 카타르와 호주 등이 주요 수입원”이라며 “러시아의 천연가스는 대부분 기체 형식으로 수송관을 통해 이동하기 때문에 옌청 LNG 저장기지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LNG 저장탱크 위에서 바라본 황해.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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