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와 2차 가해 사이…'이태원 참사' 명단 공개 논란[사사건건]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게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성적 모욕’ 20대 쾌속 재판행
'테라·루나' 창업한 신현성 소환…"1400억대 차익"
  • 등록 2022-11-19 오전 9:00:00

    수정 2022-11-19 오전 9:00: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이 공개 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명단 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유족 동의 없이 이뤄진 터라 “2차 가해”라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대다수가 참사 희생자들이 ‘숫자’로 기록되는 것과 유족 동의 없는 ‘이름’으로 단순 나열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공개를 원치 않는 유족이 요청하면 민들레 측은 명단을 담은 포스터에 실명을 ‘○○○’ 익명으로 변경했는데 현재 30여명에 달합니다. 관련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개인정보공개법 위반 여부, 명단의 출처 등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입니다.

이번 주 사사건건 키워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무단 공개 △이태원 참사 女희생자 성적 모욕 20대 기소 △테라·루나 공동창립자 신현성 피의자 소환조사입니다.

경찰 사고 현장 통제선을 제거한지 이틀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시민이 애도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이태원 참사’ 명단 공개 논란…“진정한 애도” vs “2차 가해”

진보성향의 ‘시민언론 민들레’는 지난 14일 자사 홈페이지에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명단을 게시했습니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 공학이다.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명단 공개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회 예결위 답변에서 “희생자 이름 무단 공개는 법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은 “2차 가해”라고 규탄했으며, 더불어민주당도 “동의 없는 명단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의당은 물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명단 공개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고발장도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됐습니다.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 의원은 이들 매체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김건희 여사의 팬 카페 ‘건사랑’과 보수단체 ‘새희망결사단’ 등도 같은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이와 별도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명단 공개를 한 공무원을 수사해달라고 서울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서울청은 지난 16일 고발 사건을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일엔 고발인 신분으로 이 의원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포스터(사진=민들레 홈페이지)
이태원 참사 女 희생자 ‘성적 모욕’ 20대 기소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20대가 기소됐습니다. 정부는 참사 희생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엄벌하겠다고 했는데요 실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상현)는 전날 A(26)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 혐의로 기소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A씨는 참사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여성 희생자와 관련해 인터넷에 음란한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성적으로 조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온라인 계정 가입자 정보 등을 토대로 A씨를 특정해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송치 이틀 만에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모욕·조롱 글이 온라인에 더 유포되거나 비슷한 범죄가 추가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절실한 시기에 여성 희생자들에 대한 조롱과 음란한 묘사로 2차 피해를 가하고,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반인권적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2차 가해에 대한 수사와 기소 사례는 계속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찰은 지난 11일 기준 악의적 비방과 신상정보 유출 등 위법행위에 대해 10건은 수사, 나머지 17건은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사진=뉴시스)
‘테라·루나’ 권도형과 창업한 신현성 소환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7일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37) 차이코퍼레이션(차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검찰은 신 대표가 사전에 발행된 코인을 폭락 직전 매도해 1400억원대 시세차익을 봤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검찰은 신 대표에게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다만 세계적으로 코인이 증권으로 인정된 전례가 없다는 점은 검찰이 넘어야 할 부분입니다.

또 신 대표는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정보와 자금을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 15일 테라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한 간편결제서비스 업체 차이코퍼레이션을 재차 압수수색했습니다. 그러나 차이코퍼레이션은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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