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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은 19일 대구구장에서 SK를 상대로 화려했던 선수인생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날 선발 3번타자로 나와 9이닝을 모두 소화한 양준혁은 4회까지는 1루수로 나섰다가 5회부터 우익수로 옮겼다. 9회초에는 좌익수로 이동, 프로야구에서 자신이 맡았던 포지션을 모두 소화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동안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다보니 경기감각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김광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한데 이어 4회말과 7회말에도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양준혁은 SK 구원투수 송은범과 상대했지만 2루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1루까지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은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경기전 "1루까지 죽어라 뛰고 싶다"는 바람을 실천으로 옮긴 것. 늘 최선을 다했던 양준혁 다운 마지막 타석이었다.
사실 이날 경기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이제 더이상 양준혁이 뛰는 모습을 경기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은퇴행사는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Blue Blood in NO.10'라는 제목으로 치러진 은퇴행사는 경기전 장동건, 황정민, 지진희 등 인기연예인들의 축하멘트에 이어 양준혁의 아버지 양철식 씨의 시구로 시작됐다. 양준혁은 시타를 맡아 특유의 만세타법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경기 후 벌어진 공식 은퇴식은 감동 그 자체였다. 1루측 외야 출입구에서 리무진을 타고 서포터즈들과 함께 등장한 양준혁은 팬들에게 일일히 손을 흔들어 인사를 전했다.
잠시후 백스크린에서 양준혁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7m짜리 대형 통천이 솟아올랐다. 양준혁의 등번호가 영구결번이 되는 순간이었다. 곳곳에서 팬들의 탄성과 환호가 흘러나왔다.
이어 조명이 모두 꺼지고 핀조명만이 양준혁을 밝힌 가운데 양준혁은 조용히 고별사를 낭독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이미 그의 눈에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늘도 그의 은퇴가 안타까운 듯 빗줄기를 거세게 뿌리고 있었다.
감동의 고별사를 마친 양준혁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단장에게 전달한 뒤 천천히 구장을 한바퀴 돌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어 양준혁 기념 티셔츠를 입은 삼성 전 선수단이 양준혁을 번쩍 들어 헹가레를 치면서 화려하고 감동적인 은퇴식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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