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사관학교도 '문민화'…교수 50% 민간 전문가로 채운다

국방부, 사관학교 민간 교수 250명 임용 추진
대우도 국립대학 수준으로 높여 우수 인력 확보
생도 교육 개혁으로 병영문화 개선도 기대
"연구 안해도 정년 보장받는 문화 개선돼야" 지적도
  • 등록 2019-07-19 오전 6:00:00

    수정 2019-07-19 오전 7:37:0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가 현역 장교 중심의 사관학교 교수 직위 절반을 민간에 개방한다. 대우도 타 국립대학교 교수 수준에 상응하도록 개선해 우수한 민간 출신 교수를 통한 교육 현신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민간 교수 임용 확대를 위한 ‘군교수인사관리훈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각 군 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근무하는 군교수의 현역과 민간 비율을 5:5로 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립대학 교수 인사관리 체계에 상응하면서도 기존 군무원과는 별도의 인사 관리 체계를 적용하는 특정직공무원 신분의 군교수 선발 규정도 마련한다. 봉급 역시 계급별·호봉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단일호봉제를 적용한다. 정년은 65세까지 보장된다.

국립대 교수에 준하는 대우로 우수 인재 확보

기존의 군교수인사관리훈령에도 군교수의 현역 비율을 60%로 규정하고 있다. 나머지 40%는 군무원 교수 정원이다. 하지만 5~6급 군무원 수준의 대우를 받기 때문에 지원율도 낮고 우수 자원 임용도 기대하기 어려워 대부분의 사관학교 교수는 현역인게 현실이다.

실제로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교수 정원은 166명이지만 군무원 교수는 36명에 그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역시 군무원 교수 비율은 각각 15.7%, 11.9%에 불과하다. 3사관학교와 간호사관학교의 군무원 교수는 단 2명 뿐이다.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분열하고 있다. [사진=육군]
이같은 교수 구성에 따른 사관학교 교육의 폐쇄성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사관학교 생도들은 졸업 때 군사학 학위와 더불어 문학사·이학사·공학사 등의 일반 학위를 취득한다. 그러나 군사학 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수 대부분이 모교 출신자다.

사관학교 전임직 교수들은 해당 사관학교 출신 장교 중 별도의 선발 전형을 통해 교수 자원으로 분류된다. 위탁교육으로 학위를 취득한 이후 후배 생도들을 가르친다. 야전부대 보다 진급도 더디고 올라갈 수 있는 자리도 준장(교수부장) 정도지만, 타 장교들과는 다르게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다. 육군사관학교의 민간인 교수 임용은 2011년부터 이뤄졌다. 이같은 사관학교 교수진 구성으로는 편향된 가치관과 협소한 사고를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관학교 교수의 구성을 다양화 함으로써 사관생도 교육의 질을 향상 시키고, 민간자원 활용 확대를 통한 국방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민간 교수 채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또 다른 군 교육기관인 국방대학교 역시 내년에 14명의 현역 교수를 민간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사관학교 교육 혁신 기대…‘철밥통’ 문화 깨야 지적도

각 군 사관학교 교수 정원
현역 교수의 민간 전환을 통한 사관학교 교육 혁신은 우리 군에 유연한 군사전략과 다양한 사고를 함양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 정부가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병영문화 혁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열린 병영에 닫힌 생각을 하는 간부들이 있는 한 병영 혁신은 보여주기식 생색에 불과하다”면서 “선진 외국군과 같이 사관학교에 순수 민간인 교수 임용을 대폭 확대해 장교들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하는게 병영문화 혁신의 진정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관학교 특유의 ‘철밥통’ 교수 문화를 없애고 학문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뒷따르지 않으면 사관학교 교육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간 대학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연구실적 평가와 그에 따른 ‘신상필벌’이 존재하지 않는한 우수 교수진 확보는 어렵다는 얘기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군의 특성상 장교단이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 군의 수준이 결정되는데, 그 시작은 사관학교 교육”이라면서 “별 연구실적이 없어도 교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현 시스템을 과감히 바꿔, 민간 대학 교수들과 어깨를 겨루며 경쟁하는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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