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임홍재 국민대총장 "대학 위기, 산학협력서 길 찾겠다“

“학생감소·대학위기 시대, 대학 등록금 의존도 낮춰야”
“기업 연구비 수주액 2배로 키워 돌파구 마련하겠다”
“4차산업시대 문제해결력 관건…융합형 인재 키울 것”
  • 등록 2019-11-14 오전 2:30:00

    수정 2019-11-14 오전 2:30:00

임홍재 국민대 총장(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기업 연구비 수주액을 지금의 2배로 올릴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대학 위기의 돌파구를 산학협력에서 찾았다. 오는 2024학년도부터 입학자원이 12만 명 이상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대학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학생 충원 난은 대학 재정수입 감소와 직결된다. 우리나라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54%로 절반을 넘는다. 임 총장은 산학협력을 통해 등록금 이외의 수입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재정수입은 등록금·평생교육원·유학생유치·산학협력 수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국내 상위 10개교를 보면 등록금 외 수입이 등록금 수입을 넘어서고 있다”며 “모든 대학이 뛰어든 평생교육은 더 이상 차별성이 없고 외국인 유학생도 질을 따지고 않고 양적으로만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만큼 규모가 크고 지속 가능하면서도 대학 연구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 되는 산학협력 수입을 늘리는 것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돌파하고 대학을 도약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힘줘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 교수, 대학에선 산학협력 이끌어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이 손잡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임 총장은 대학·기업 간 미스매치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산학협력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했다. 임 총장은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국민대 공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미국 제너럴모터스에서 신차개발 담당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에서 산학협력을 성공시켰다.

임 총장은 “처음 자동차융합대학을 만들었을 때 현대·기아 등 국내 5대 자동차 제조사 임원을 초청해 커리큘럼을 같이 만들자고 협조를 구했다”며 “현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키우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를 기업에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교과 강의를 기업 임원이나 부장·차장 등에게 맡기고 한 학기를 꾸렸는데,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자 기업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나왔다. 임 총장은 “기업들 입장에서도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동시에 자신들의 노하우를 정리한 덕에 하나의 매뉴얼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매뉴얼은 그대로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의 교재가 됐다.

임 총장은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의 산학협력모델이 성공하면서 국내 자동차관련 학과에서 정상을 다투게 됐다”며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 진출한 졸업생 비율로 보면 국민대는 상위 5개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융합대학 성공 모델 확산시킬 것”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은 지난 1992년 개설된 자동차공학과가 시초다. 이후 자동차IT융합학과가 더해져 2104년 지금의 자동차융합대학이 출범했다. 미래 자동차 기술경쟁이 자율주행 스마트 카에 달려있다고 보고 정보통신(IT)분야를 접목시킨 것. 임 총장은 산학협력이나 미스매치란 말이 생소한 20여 년 전에 기업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만들어 산학협력을 성공시켰다. 그는 “국민대 자동차대학의 산학협력 성과가 입소문이 나자 그야말로 산학협력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대는 자동차융합대학에서의 성공을 교내 다른 전공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공간디자인학과가 대표적이다. 그는 “자동차융합대학의 성공사례를 홍보했더니 공간디자인학과에서 이를 벤치마킹해 한샘·퍼시스 등 굴지의 실내디자인 기업과 공동 교육과정을 만들었다”고 했다.

산학협력은 대학의 연구력을 강화하는 요소를 파생시킨다. 산업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교수들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이를 연구에 접목시켰다. 국민대가 최근 기술이전 수입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6월 공개한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국민대 기술이전 수입료는 57억8477억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사진=김태형 기자)


“산학협력 수입 2000억 달성 토대 구축”

지난 9월 취임한 임 총장은 앞으로 4년간 국민대의 산학협력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생각이다. 그는 “정부·기업의 연구과제 수주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 수입 규모가 현재 780억원 규모인데 앞으로 이를 2배 이상 늘려 1500억원, 2000억원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제 임기 중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국책 연구과제나 기업 연구비 수주 규모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 현재 국민대 등록금 수입은 1521억원이다. 임 총장은 산학협력 수입이 등록금 수입을 압도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분야에서는 융합에 초점을 두고 미래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3차산업분야를 빠르게 따라잡은 우리나라지만 4차산업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 한 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 총장은 “해외에서 수백년 걸쳐 이뤄진 1·2·3차 산업혁명까지의 진화가 우리나라에서는 60년 동안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산업발전 흐름을 보면 새로운 기술을 선점하는 국가가 전 세계를 선도해 왔고 우리나라도 자동차·조선·휴대폰·정보통신 등 핵심 제조업 분야에서 톱 5위를 유지하면서 3차산업까지 빠르게 따라잡았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신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곧바로 추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축적된 지식도 중요하지만 이를 융합, 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미래사회를 이끌 수 있다는 것.

국민대의 융합교육 중 대표적인 게 `팀팀 클래스`다. 이는 서로 다른 전공을 융합해 하나의 교과목을 만든 것으로 융합교육을 위해 국민대가 설계한 전공 프로그램이다. 임 총장은 “서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하나의 과제에 매달리다보면 상대 전공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융합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사회에서는 지금까지 겪지 못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며 “국민대는 융합교육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서울대 대학원 △미국 아이오와대 기계공학박사 △미국 제네럴모터스 신차개발 엔지니어 △국민대 기계설계학과 교수 △국민대 자동차엔지니어링 교육센터 소장 △국민대 기계자동차공학부 학부장 △국민대 산학협력단장·창업보육센터장 △국민대 교무처장 △국민대 대학원장 △국민대 교학부총장·기획부총장 △국민대 제12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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