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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최저점인 1457.64를 기록한 지난달 19일부터 1724.86로 마감한 이날까지 약 18.3% 반등했다. 이에 비해 경기불황 관련주들은 올해 들어 최저가 대비 이날까지의 상승률이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우선 서민 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라면과 소주 관련 종목이 크게 상승했다. 지난 1월 9일 올해 최저점을 기록한 농심(004370)은 이날까지 주가가 약 31.4% 올랐다. 삼양식품(003230)은 지난달 19일 최저점을 찍은 뒤 이날까지 36.9% 상승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지난달 23일 최저가에서 이날까지 약 24.2% 올랐다.
이밖에 삼천리자전거(024950), 저가 화장품 판매사인 에이블씨엔도 37%, 40.8%로 각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종목들의 약진은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 살림이 쪼그라들어 저가 소비재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기대로 설명된다. 지갑이 얇아지면 서민 먹거리의 대명사인 라면과 시름을 달래주는 소주 판매량이 증가한다는 식이다. 불황엔 기름값을 아끼려 자전거를 타고 작은 사치로 값싼 화장품을 산다는 속설과도 연관이 있다.
“코로나19 진정 전까지 보유 현금 줄어든다”
이처럼 전통적인 불황 수혜주가 두각을 나타내는 건 코로나19발(發) 경기 침체가 서민들의 바닥경제를 실제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20일 음식점 1600곳이 폐업해 지난해 같은 기간 9%가 증가했다. 이날 고용보험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의 경우 지난 2월 새로 개점한 음식점이 209개인 반면, 폐업한 음식점은 810개로 약 4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서울 음식점이 976개가 생기고 911개가 문을 닫은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불황 수혜주의 등장은 서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단 신호로 읽혀 암울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쏟아져도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이동과 소비가 제한될 수밖에 없어,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버틸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가계와 기업의 소득 및 보유 현금이 줄어들 것”이라며 “치료제 개발 전까지 정부와 중앙은행 지원으로 버티는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갈림길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