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땐 피아노보다 피규어"..역주행 피아니스트의 '뜻밖 취미'

[빌보드 12주째 1위 이루마 인터뷰]
희귀 피규어는 인터넷 카페서 직거래
우울할 땐 류이치 사카모토의 '카사'
英서 박양우 장관 자녀 '피아노 레슨'
  • 등록 2020-06-06 오전 6:30:01

    수정 2020-06-06 오전 6:30:01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다른 건 다 포기해도 ‘피규어’(영화ㆍ만화의 캐릭터를 본떠 만든 장난감)는 안 돼요.(하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사진=마인드테일러뮤직)
뉴에이지·네오클래식 등을 다루는 빌보드 클래시컬 앨범 차트에서 12주 연속 1위에 오르며 요즘 가장 핫한 인물로 꼽히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 최근 서울 논현동 유니버설뮤직에서 만난 그에게 바쁜 생활에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딱 한 가지를 묻자 “피규어”라는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귀공자풍 외모에 짙은 감성의 서정적 연주를 들려주는 그가 알고 보니 피규어와 프라모델 조립을 취미로 즐기는 ‘키덜트’(아이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였던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이루마의 작업실에는 ‘요다’, ‘타이 파일럿’ 등 스타워즈 캐릭터를 정교하게 형상화한 피규어들로 가득해 사뭇 ‘공방’(工房)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하기 힘든 희귀 피규어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뒤져 중고로 구매하기도 한다. 가격대가 높다 보니 직거래(직접 만나서 거래)를 선호하는데, 한 번은 거래를 하다 정체가 들통(?)나기도 했다. 뿔테 안경에 모자를 꾹 눌러쓰고 나갔지만, 계좌 이체를 하는 순간 송금인에 ‘이루마’라는 이름이 찍혀 딱 껄렸다. 입금 여부를 확인하던 판매자가 “혹시 음악하시는 분?”이라고 되물었던 것이다.

이루마가 ‘피규어’를 손에서 놓는 시간은 공연을 앞두고 있을 때다. 손가락에 본드가 묻거나 다치면 피아노 연주에 지장을 줄 수 있어 피규어를 멀리 한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면 다시 피아노보다 피규어와 더 가깝게 지낼 만큼 애착이 강하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기엔 류이치 사카모토와 모렐렌바움 부부가 브라질의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생가에서 그가 쓰던 피아노로 녹음한 헌정앨범 ‘카사(포르투갈어로 집이라는 뜻)’를 들어보라고 추천했다. “치유제 같은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이루마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과 ‘작은 인연’이 있다. 영국 유학 시절 교회를 같이 다니면서 박 장관 자녀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던 것이다. 이루마는 “인성이 무척 훌륭하셨던 분”이라고 박 장관을 기억했다. 좌우명은 ‘한계를 알자’. 그는 “할 수 없는 걸 무리하게 하려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편”이라면서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를 극복하게 돼더라”고 웃었다.

이루마는 “누군가의 인생에서 ‘배경 음악’이 되는 곡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루마의 음악을 듣는 사람 모두가 그의 음악 속에서 주인공이 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단다. 하지만 이루마가 그토록 갈망하는 음악은 이미 그의 손에서 여러 번 탄생했는 지 모른다.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 ‘리버 플로스 인 유(River Flows in You)’ 등의 곡들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 소환용’ BGM(배경 음악)으로 여기지고 있으니 말이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사진=마인드테일러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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