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경험생산'과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0-11-14 오전 6:40:05

    수정 2020-11-14 오전 6:40: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서 행동인터넷(IoB; Internet of Behavior)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빅데이터 관리역량이 제조업의 새로운 핵심역량(核心力量, core competence)이자 경영관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영 활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스마트팩토리라고 할 수 있다. 새롭고 낯선 것이 창조이듯이 창조가 행동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그것을 “혁신”이라고 한다.

반면에 새로운 체험(體驗)과 창조를 경영활동으로 이어내지 못하고, 성공한 과거의 활동과 시스템 구축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2021년 주요 전략 기술 트렌드로 가트너(Gartner)가 제시한 행동인터넷(Internet of Behavior) 시대와는 상반된 방향(Change or Die)으로 점철(點綴)될 것이다.

그렇다면 행동인터넷, 즉 데이터에 의해 행동이 변화하는 시대에서 제조업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우선 고려해야 할 대상은,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제품 설계자들은 제품 자체가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우선 관심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험 경제활동 시대’가 곧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에서는 개인별 제품 사용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경험이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되는 시대에서 개인은 매우 다양한 활동을 모색한다. 정보 통신 기술(ICT)은 제품을 경험하게 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제조업자들은 개인화를 통한 철저한 “경험화” 속에서 수요 창출을 목적으로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맞춤형 스마트팩토리’를 구상해야 한다. 그 핵심이 행동인터넷(Internet of Behavior)이기 때문이다.

2000년에는 인터넷 접속으로 상징되는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 “소유의 종말: The Age of Access”, 2002년에는 화석연료의 고갈과 함께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 연료 시대를 다룬 “수소경제 The Hydrogen Economy”를 발표하였던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앞으로 경제생활에 대한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물건에 대한 소유가 아니라 서비스와 경험에 대한 접속이 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미 소유보다는 경험을 추구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경험 경제에서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철학과 개성을 고객이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략적인 ‘경험 설계’가 필요하다.

즉, 제품의 구매와 사용, 또는 소유에 이르기 위해 소비자나 사용자의 뇌리에 남도록 경험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사용 디자인을 창출해야 한다. 경험을 통해 지갑을 열게 하는 것보다는 마음을 열게 하는 글로벌 명품들을 상상해 보자.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스마트팩토리는 제품을 경험으로 만드는 원칙 속에서 경험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바로 그것이 빅데이터를 관리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궁극적으로는 경험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제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Paradigm)이기 때문이다.



경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경험을 가능케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다. 여기에는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경험을 통해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착용한 의상처럼 감각에 영향을 주는 제품들이 포함된다. 제조업은 고객의 기억을 넓히기 위해 수많은 수단을 강구한다.

그러므로 제품을 경험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접근 방식은 제품과 고객의 감각적인 교류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제조업체가 내놓은 인기 품목의 수량이 제한되어 있다면, 그 회사는 단순한 제품 소유를 독특한 체험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략으로서 차별화된 가격 설정 모델로 활용될 수도 있다.

경험은 ‘나만의 제품’과 같이 독점적 포지셔닝(Positioning)을 의미한다. 또한 독점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희소성과 일치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서 제품별, 산업별로 독특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업은 오랜 기간 고객들에게 제품 획득 경험 대가를 공유하기 위한 마케팅적인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 쇼핑몰 네트워크에서 행동인터넷(IoB)을 활용하여 제품 이벤트를 연출하면 그 자체가 경험이 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제품을 범용화(汎用化)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그들의 고객들은 제품을 구입하면서 차별화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는 색다른 경험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팩토리가 제조업의 경영철학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고 있다. 막연하게 대량생산방식에서 맞춤형 개인화 생산시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흔히 연출된 경험과 체험을 두고 큰 고민 없이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이라 칭해 버리곤 한다. 그것은 경험 연출을 위한 경제적 가치 향상을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 그냥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덧붙이는 정도로 단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험 연출은 그저 고객들을 즐겁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들을 ‘참여’시키는 것임을 주장하고 싶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는 ‘고객 참여 생산전략’이기도 하다. 경험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업의 생산전략이며 다가올 미래, 그리고 이미 다가온 미래를 위해서 준비되어야 할 “경험 생산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 빅데이터 관리기술, XR, 인공지능,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원료인 사용자 경험(UX-Design)을 스마트팩토리가 ‘생산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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