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젊어진 국악, 뛰어놀 무대 열어줘야

  • 등록 2021-03-30 오전 5:55:00

    수정 2021-03-30 오전 5:5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매년 봄, 국악계는 젊은 국악 창작자를 찾기 위해 분주해진다. 창작국악 활성화와 국악 저변 확대를 위해 국악계 대표 기관들이 진행 중인 각종 공모사업 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국악방송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서울남산국악당 ‘젊은국악 단장’이 현재 공모를 진행 중이고, 정동극장 ‘청춘만발’은 내달 공모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악방송이 지난해 개최한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경연대회의 한 장면(사진=국악방송)
지난해 노래 ‘범 내려온다’로 ‘1일 1범’ 유행을 일으킨 밴드 이날치의 등장으로 국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올해는 각 기관들도 공모 결과에 내심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이날치가 불붙인 국악 열풍을 이어갈 참신한 국악 창작자들이 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사실 이날치로 시작된 국악 열풍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아니다. 이들 지원사업에서 알 수 있듯 국악계는 10여 년 전부터 국악 대중화 및 현대화를 위해 젊은 창작자를 육성, 지원해왔다. 20~30대 국악 창작자 대다수도 자신들이 하는 음악을 굳이 ‘전통’에 가두지 않고 타 장르간 협업에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 이날치는 그런 노력들이 쌓여 생겨난 작은 불씨인 셈이다.

문제는 이 불씨를 더 크게 키울 무대가 없다는 것이다. 각 공모사업은 대부분 올 하반기 중 우수팀을 선정해 이들의 후속 공연을 한 차례 지원하며 마무리된다. 어렵게 공모에 최종 선정되더라도 한 번의 정식 무대를 갖고 난 뒤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한 국악인은 “창작자 발굴에만 그치지 않고 이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무대를 굳이 국악계 안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지난 설 연휴 지상파 TV 프로그램이 국악 관련 예능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처럼 지상파 방송사와 협업도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협조를 통해 각 창작 결과물을 하나의 콘텐츠로 지속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들이 더 뛰어놀 무대가 생길 때, 국악 열풍은 그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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